[동아뉴스북 2호 ‘대한민국 100인’ 출시]창시자 피들러 “교육용 수요 꾸준히 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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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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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좋고 읽기 편해… 뉴스북 시장 계속 확대”

디지털 뉴스북의 창시자인 로저 피들러 레이놀즈저널리즘연구소(RJI) 디렉터가 아이패드로 신문을 보는 모습. 사진 제공 RJI
디지털 뉴스북의 창시자인 로저 피들러 레이놀즈저널리즘연구소(RJI) 디렉터가 아이패드로 신문을 보는 모습. 사진 제공 RJI
“디지털 뉴스북은 독자에게 책을 읽는 듯한 쾌적함과 동시에 풍부한 시각적 경험을 줍니다. 기존 기사라도 뉴스북 형태로 편집되면 가치가 업그레이드됩니다.”

디지털 뉴스북의 창시자인 미국 레이놀즈저널리즘연구소(RJI)의 로저 피들러 디렉터는 27일 동아뉴스북(DNB) 2호 ‘2020년을 빛낼 대한민국 100인’ 발간을 앞두고 동아일보와 가진 e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뉴스북은 잡지와 같이 디자인이 화려하면서도 내러티브 구조의 책처럼 술술 읽히기 때문에 편안한 읽기 경험을 중시하는 독자층에게 안성맞춤이라는 설명이다.

피들러 씨는 이미 20년 전에 모바일 신문의 전망을 제시한 뉴미디어 전문가. 1990년대부터 직접 휴대용 e리더를 만들며 종이와 잉크에 의존하지 않는 신문의 미래를 예견했다. 미국 켄트주립대 저널리즘스쿨의 종신 교수로 재직하던 2004년에 RJI의 첫 펠로로 합류했다.

피들러 씨는 지난달 25일 DNB 1호 ‘MIU, 당신을 사랑합니다’ 출시를 앞두고 동아미디어그룹에 축사를 보내 “DNB는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 만든 첫 뉴스북으로 내용이 충실하고 시각적 콘텐츠도 풍부하다”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그는 “RJI가 뉴욕타임스 등과 함께 만든 뉴스북 대열에 DNB를 포함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RJI는 2004년 설립된 비영리 저널리즘 연구기관으로, 미주리대의 저널리즘스쿨과 함께 멀티미디어 저널리즘, 뉴스룸 재편성 등 저널리즘의 미래 모델을 연구한다. RJI는 2008년 6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세인트피터스버그타임스 등이 속해 있는 미국 디지털출판연맹(DPA)과 함께 뉴스북을 만들어 판매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피들러 씨는 이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RJI가 뉴스북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신문이 강점을 가진 탐사보도 시리즈를 책 형태로 재편집해 판매함으로써 신문사와 독자가 ‘윈윈’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독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지나간 시리즈를 일일이 찾아보기 번거로운 데다 여러 건의 기사를 한눈에 살펴보기도 힘들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

프로젝트 시작 후 2년간 RJI에서 만든 뉴스북은 모두 40여 종. 세인트피터스버그타임스가 신흥 종교 사이언톨로지의 내부를 1년간 파헤친 보도를 모아 만든 ‘인사이드 사이언톨로지’와 공공청렴센터(Center for Public Integrity)에서 금융위기의 원인을 분석해 만든 ‘누가 금융위기의 배후에 있는가’ 등은 큰 인기를 끌었다.

피들러 씨는 “그동안 뉴스북을 구입한 미국 독자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종합해 보면 독자들은 뉴스북의 ‘콘텐츠 그 자체’뿐 아니라 콘텐츠를 잘 정리된 디자인으로 볼 수 있다는 ‘편리함’과 책을 읽는 듯한 만족스러운 ‘읽기 경험’ 때문에 뉴스북에 끌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자들이 온라인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콘텐츠라도 돈을 주고 뉴스북을 구입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에서 뉴스북의 주 독자층은 공공기관과 대학 관계자들이다. RJI는 앞으로 뉴스북의 교육용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 PC가 보급되면서 뉴스북이 더 대중화될 것으로 보고 교육용 시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중고등학교 및 대학의 온라인 교재를 판매하는 회사인 MBS다이렉트와 계약해 조만간 이 회사 홈페이지에서도 뉴스북을 판매할 계획입니다.”

미래의 신문에 대해 피들러 씨는 “앞으로는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이 실시간 뉴스와 정보를 접하기 위해 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매체가 되리라 확신한다”며 “신문은 웹과 지면의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화해 디자인은 지면처럼 보이지만 웹처럼 기능하는 모습을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들러 씨는 “뉴스북은 언론사를 위한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특히 심층 탐사보도를 지속적으로 해 온 언론사들이 뉴스북 활성화에 따른 수혜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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