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석 사태로 본 SNS 논란, 과연 선수만의 문제일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22일 05시 30분


한화 김원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막말’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방출됐다. 스포츠동아DB
한화 김원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막말’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방출됐다. 스포츠동아DB
한화가 20일 외야수 김원석(28)을 방출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막말 논란이 불거졌고, 구단 내부 회의 끝에 징계를 확정했다. 소속팀과 코칭스태프, 동료, 팬, 치어리더는 물론 특정 지역과 대통령까지 비하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사면초가에 빠졌고, 결국 방출이라는 고강도 결단을 내렸다.

김원석은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어려운 시절 자신을 받아준 팀과 기회를 준 코칭스태프, 동료를 비난했다. 그를 보는 시선이 고울 리 없었다.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기간 내내 그는 풀죽은 모습이었다. 구단은 10월 미야자키 교육리그 도중 그를 조기 귀국시키고 제재금을 부과하며 징계했는데, 팬과 대화 내용이 추가 공개되는 바람에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구단 입장에서도 더 이상 기회를 주기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졌다. 김원석은 현재 부산 집에서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화 구단은 선수들에게 SNS 관련 교육을 철저히 하는 구단이다. 서산 2군구장에 비치된 교육자료에도 SNS 관련 내용을 따로 명시했을 정도다. 그러나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개인의 일탈까지 원천봉쇄하긴 쉽지 않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팬과의 대화’다. 김원석은 스마트폰 SNS 애플리케이션의 대화 기능을 통해 팬과 소통했는데, 해당 팬이 그 대화 내용을 캡처해 온라인 야구 커뮤니티에 공개한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김원석의 의사와는 다르게 팬과 대화한 내용이 삽시간에 퍼졌다. 법적인 문제에 휘말리지 않았다는 점을 제외하면, 2015년 SNS를 통해 야구관계자들을 비난했던 장성우(kt)의 사례와 비슷하다. 장성우도 타인을 통해 오프라인상에서 나눈 대화가 공개되면서 1년간 야구를 쉬어야 했는데, 김원석의 경우 대화 내용을 캡처한 사진이 버젓이 공개됐다.

대화 내용을 공개한 팬도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순수한 의도로 대화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음을 자인했다. 한화가 지난해 6월 에스밀 로저스(현 넥센)를 웨이버 공시할 때도 팬의 ‘과시욕’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로저스가 한 팬에게 팔꿈치 수술 사실을 알렸고, 해당 팬이 이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하는 바람에 구단이 부랴부랴 퇴출을 결정했다. 이는 SNS가 활발해지면서 팬의 과시욕이 프로야구판을 뒤흔드는 시대가 됐음을 보여준 한 단면이라 시사하는 바가 컸다.

팬들은 “선수들이 팬 서비스에 소홀하다”고 볼멘소리를 하는데, 이 같은 사태가 계속되면 선수들이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 본인도 언제 당할지 모르는 마당에 팬들과 가까이하기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한 구단관계자는 “팬들의 행태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선수들이 SNS 활용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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