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 잘되니 최고”…‘배꼽’에 빠진 어르신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7월 19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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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자형 배꼽힐링기를 이용해 배꼽 주위를 누르고 있는 가양7 종합사회복지관 국학기공 회원들. 70대 후반부터 90대까지 고령층인 어르신 회원들은 국학기공과 배꼽 누르기가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T자형 배꼽힐링기를 이용해 배꼽 주위를 누르고 있는 가양7 종합사회복지관 국학기공 회원들. 70대 후반부터 90대까지 고령층인 어르신 회원들은 국학기공과 배꼽 누르기가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대한국학기공협회, 배꼽힐링 장 건강운동 보급사업 성황

교구 활용 배꼽 누르면서 장 운동
‘아리랑’ 음악 맞춰 기공체조까지
70대부터 90대 회원까지 열띤 호응


강당에 들어서자 진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의자에 앉아 벽에 등을 기댄 어르신들이 빠른 노래에 박자를 맞춰 T자 형의 도구로 배를 꾹꾹 누르고 있었다. 노래의 가사는 이런 것이었다.

“누르세∼ 누르세∼ 배꼽을 누르세∼”

방문한 곳은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가양7 종합사회복지관. 어르신들은 오전 10시 30분에 시작되는 국학기공 프로그램에 앞서 배꼽 누르기를 하고 있었다.

대한국학기공협회(회장 권기선)는 올해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백세시대! 배꼽힐링 장 건강운동 보급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장 건강이 정서적 안정과 신체적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국내외 연구결과에 따라 새롭게 개발한 배꼽힐링 장 건강 운동을 보급해 ‘어르신 장생건강’을 실천하기 위한 사업이다.

배꼽힐링 장 건강운동은 배꼽과 배꼽주변의 복부를 자극해 장내 미생물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도파민, 세르토닌 등의 호르몬을 분비하게 하고 면역계, 신경전달물질 생성에 기여하는 신개념 건강운동이다. 교구를 활용해 힘이 약한 노인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배꼽 누르기를 마친 어르신들은 강사의 지시에 따라 줄 맞춰 선 뒤 온몸털기, 손깍지 끼고 돌리기 등 간단하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기운과 피가 확확 돌 것 같은 동작으로 몸을 풀었다. 이어 국학기공 타임. 어르신들은 아리랑에 맞춰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이 기공체조는 ‘지감공’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어르신들은 지난달 열린 강서구청장배 국학기공대회에서 이 지감공을 선보여 입상을 하기도 했다고.

수업은 일주일에 두 번.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60분간 진행된다. 배꼽힐링, 기공체조, 단전호흡, 명상 등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돼 있다. 가양7 종합복지관의 경우 22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데 대부분 70대 후반 이상의 고령자들이다. 90대 회원도 두 명이나 된다.

회원들은 “기공체조와 배꼽누르기가 건강에 매우 도움이 된다”며 입을 모았다. 이입분(90) 회원은 “왼팔 인대가 나가서 수술도 못하고 물리치료만 받고 지냈는데 국학기공을 한 지 3개월 만에 팔이 쑥쑥 올라가게 됐다. 주변사람들에게 자랑을 하면서 같이 하자고 권하고 있다”고 했다.

박금순(89) 회원은 “배꼽힐링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나이가 들어 소화가 힘들었는데 배꼽을 누르기 시작하면서 소화가 아주 잘 된다. 허리, 어깨도 아팠는데 국학기공으로 많이 좋아졌다”며 만족해했다.

어르신 대상의 수련지도를 올해 처음 맡게 되었다는 김영무(61) 강사는 “나 역시 수업을 하면서 어르신들께 좋은 기운을 많이 받는다. 수련지도를 하면서 아픈 곳의 통증이 완화되고 좋아졌다고 하실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강서구국학기공협회 김영무 이사.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강서구국학기공협회 김영무 이사.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대한국학기공협회는 ‘백세시대! 배꼽힐링 장 건강운동 보급사업’을 지난해부터 실시 중이다. 지난해에는 총 25개소에서 14회차, 350회의 수업을 진행했다. 약 6800여 명이 이 사업의 수혜자가 됐다.

올해는 전국 16개 광역 시·도의 노인주거복지시설, 여가복지시설 등에 60곳의 수련장을 개설한다. 이중 사업비 수혜지역은 15개 지역 25곳 수련장이다.

대한국학기공협회 측은 이 사업이 ‘제2의 뇌’라고 불리는 장을 건강하게 함으로써 노인의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우울증 개선 등 심리적 건강증진을 도모하고 자살예방, 노인 의료비 감소효과까지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기선 협회장은 “열악한 환경, 스트레스에 노출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어르신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 사업을 통해 어르신들의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활기차고 건강한 생활을 돕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다만 예산이 넉넉하지 못해 보다 많은 분들께 혜택이 돌아가지 못해 안타깝다. 국학기공이 국민의 심신건강에 미치는 효과검증 사례를 참고해 더욱 많은 분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정부 사업지원의 폭이 넓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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