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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뇌를 알면 마음까지 정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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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뇌를 알면 마음까지 정복할 수 있을까

조종엽 기자 입력 2018-09-01 03:00수정 2018-09-01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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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뇌가 아니다/마르쿠스 가브리엘 지음·전대호 옮김/456쪽·1만8000원·열린책들
◇심야의 철학 도서관/토린 얼터, 로버트 J. 하월 지음·한재호 옮김/220쪽·1만4000원·글항아리
◇로봇도 사랑을 할까/로랑 알렉상드르·장 미셸 베스니에 지음·양영란 옮김/216쪽·1만2000원·갈라파고스
신경 중심주의자들은 ‘나’는 뇌가 산출하는 일종의 시뮬레이션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나는 뇌가 아니다’의 저자는 이 같은 관점이 인간들이 실제로는 기계들에게 사육당하면서 전기적 신호를 통해 가상의 세계를 살아가는 영화 ‘매트릭스’의 설정과 다를 바가 없다고 반박한다. 사진은 ‘매트릭스’의 한 장면. 동아일보DB
자아는 신경세포 전기 신호의 작용의 총합과 마찬가지인 것일까? 뇌 과학과 사회생물학, 진화심리학의 발전은 인간을 이해하는 지평을 크게 넓혔다. 그러나 그에 따라 인간 정신을 모두 그 같은 방식으로 해명할 수 있다는 믿음도 커졌다. ‘나는 뇌가 아니다’는 28세에 독일 본대학 철학과 석좌 교수가 된 철학자가 이 같은 편향을 반박하는 책이다.

신경중심주의는 “인간의 중추신경에 대한 경험적 지식을 계속 늘리면 우리 자신을 알 수 있다”, “종의 진화 과정에서 생겨난 장점들을 재구성하면 인류의 행태를 이해할 수 있다”는 믿음을 말한다. 이런 관점에서는 사랑은 호르몬의 작용이고, 진화해 온 짝짓기 행동의 일종이다. 문학, 건축, 음악 등은 동물이 지닌 놀이 충동의 복잡한 버전에 불과하다.

그러나 저자는 인간은 번식과 생존 투쟁에 내몰린 동물에 불과한 것이 아니며, 정신적 자유에서 존엄이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물론 뇌가 없다면 정신도, 의식도 없다. 그러나 뇌가 곧 정신은 아니다. 두 다리로 페달을 밟아 자전거를 타지만, 다리를 이해한다고 자전거 운전법을 이해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심야의 철학 도서관’도 인간의 의식을 탐구하는 심리철학자들의 책이다. 책은 도서관에 숨어든 두 학생의 대화 형식을 빌린다. “공기 중에 어떤 화학물질이 있느냐는 객관적 사실의 문제지만, 그 물질의 냄새는 우리 마음이 그 물질을 어떻게 지각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거야” “그저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의 문제야”와 같은 식이다.

과학은 마침내 마음이 작동하는 방식과 의식을 모두 설명해 낼 수 있을까? ‘물리적인 것이 전부’라는 물리주의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책은 이 같은 물리주의가 참인지 거짓인지를 결정할 수 있는 틀이 과학 내에는 없다는 논증을 소개한다. 또 데카르트, 앙투안 아르노, 데이비드 흄 등 철학자와 신학자의 주장을 통해 의식에 대한 철학적 접근을 시도한다.

‘로봇도 사랑을 할까’는 결이 좀 다르다. 프랑스의 기술철학자인 장 미셸 베스니에와 ‘트랜스휴머니스트’의 대화 형식인 이 책의 부제는 ‘트랜스휴머니즘, 다가올 미래에 우리가 고민해야 할 12가지 질문들’이다. 트랜스휴머니즘은 과학과 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능력을 개선할 것을 주장한다. 생물학적으로 완전히 인간인 시대인 휴머니즘 시대가 지나가고, 첨단 기술로 신체 능력을 증강한 인간들이 나타나는 포스트 휴머니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기술만이 해결책이라는데 반대하는 베스니에는 인공지능을 경계한다. “모든 지능이 계산으로 환원되고, 모든 생명체는 충분히 계산을 한 후에 방향을 정하고 반응하며 결정한다…. 한데 그 과정을 아주 신속하게 해치우는 기계들이 있다. 그런 기계들을 구상해 제작한 건 우리의 지능이었지만, 이제는 우리의 발명품에 의해 추월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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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로랑 알렉상드르는 “인공지능의 발달과 트랜스휴머니즘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지체 없이 수용해야 한다”고 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나는 뇌가 아니다#심야의 철학 도서관#로봇도 사랑을 할까#매트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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