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대박나는 상품… 누가, 어떻게 만들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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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 메이커스/데릭 톰슨 지음·이은주 옮김/508쪽·2만2000원·21세기북스

영화 ‘스타워즈: 보이지 않는 위험’(1999년)의 한 장면. 1977년 첫선을 보인 스타워즈 시리즈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히트 상품의 전형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동아일보DB
영화 ‘스타워즈: 보이지 않는 위험’(1999년)의 한 장면. 1977년 첫선을 보인 스타워즈 시리즈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히트 상품의 전형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동아일보DB
대박 나고 싶다.

누군들 안 그럴까만, 자본주의는 확실히 그런 욕망을 부추기는 경향이 짙다. 갈수록 복잡한 세상. 분야를 막론하고 히트 상품을 만들 ‘비결’이 있다면 당연히 궁금할 터. 미국 시사월간지 부편집장인 저자가 그걸 파헤쳤다니 당연히 관심이 쏠린다.

근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역시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절대 책을 허투루 썼단 얘긴 아니다. 실은 굉장히 재밌다. 미술이나 방송, 영화 같은 문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뤄 접근하기 쉽다. 심리학 경제학 등 다양한 방면을 훑은 취재력도 돋보인다. 깔끔하게 속도감을 장착한 문장력까지. 그래서 더 뼈저리게 깨닫는다. 대박의 길은 정말 험하구나.

예를 들어, ‘현대 산업디자인의 아버지’ 레이먼드 로위(1893∼1986)를 보자. 널리 알려진 코카콜라 병을 비롯해 빌딩 자동차 우주선까지 그가 손댄 디자인은 대다수가 히트 쳤다. 하지만 그 바닥은, 젊은 청춘을 쪽잠 자가며 디자인에만 매진한 열정으로 단단히 다져놓았기에 가능했다. 그렇게 얻은 그의 성공 철학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장 진보적인” 상품이다. 말이야 쉽지, 그건 깊은 경험에서 우러나지 않으면 공염불에 불과하다. 여기에 시대성이라 에둘렀지만 운도 좀 따라줘야 한다. 역시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 뜻에서 이 책은 ‘지금 당장’ 성공에 목마른 이에겐 딱히 권유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다시 한 번 심호흡을 하고 박차고 일어서고자 할 때 읽으면 딱 좋겠다. 전혀 자기계발서가 아닌데 왠지 모르게 에너지를 전하는 매력을 지녔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히트 메이커스#데릭 톰슨#이은주#대박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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