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硏 윤순봉 부사장 “한류를 버려야 한류가 산다”

  • 입력 2005년 6월 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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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를 버려야 합니다.”

삼성경제연구소 윤순봉(尹淳奉·49·사진) 부사장의 주장이다. 그는 요즘 문화 관련 인사가 모인 자리에 가면 “한류를 버려야 한류가 산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의 주장에 담긴 뜻은 두 가지. 말 그대로 ‘한류’라는 용어를 버리자는 것과 현재 대중문화 위주의 한류에서 벗어나자는 것.

“‘한류(韓流)’의 ‘류(流)’는 그 자체에 ‘한류가 일시적 유행’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죠. 한류 지속화 방안에 대해 논의는 많지만 정작 기본적인 용어에 대한 검토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아요. 한류 영어 표기도 통일돼 있지 않고요.”

지금까지 ‘한류’의 영어 표기는 ‘Korean Waves’나 ‘Hallyu’ ‘Han-ryu’가 혼재돼 있다. 윤 부사장이 주장하는 새로운 구호는 ‘필 코리아(Feel Korea)’. 이와 함께 그는 한류의 공식 영어 표기와 전문 용어를 ‘코레니즘(Corenism)’으로 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과거 일본 에도시대 풍속화인 우키요에(浮世繪)가 미술(고흐), 음악(드뷔시)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서구 문화 속에 야포니즘(Japonism)으로 자리 잡은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일본 문화는 오늘날 서구에서 고급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심지어 ‘초밥(스시)’마저도 세계 어느 곳에서든 비싸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도 대중문화에만 매달려서는 결코 고급 이미지를 구축할 수 없고 한때의 유행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자연부터 색깔, 소리, 한글, 음식, 나아가 정서까지 한국 문화의 범위를 확대해 고급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야 합니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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