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47.9% > 安 44.8%… 양자대결 여론조사 역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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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후 여야 대선주자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양자대결 구도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사진)을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총선 직후 실시된 조사인 만큼 ‘선거의 여왕’임을 다시 과시한 박 위원장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본격적인 대선행보 여부와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안 원장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총선 직후인 12, 13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주자 간 양자대결 조사에서 박 위원장(47.9%)이 안 원장(44.8%)을 3.1%포인트 앞선 것으로 16일 나타났다. 리얼미터 양자대결 조사에서 박 위원장이 안 원장을 앞선 것은 처음이다. 한국갤럽이 11일 총선 직후 19세 이상 투표 참여자 800명에게 실시한 조사에서도 박 위원장(45.1%)은 안 원장(35.9%)을 9.2%포인트 차로 제쳤다.

이런 가운데 한 매체가 16일 안 원장이 총선 전 야권 중진을 만나 대선 출마 결심을 밝혔다고 보도해 정치권이 시끄러웠다. 이 매체에 따르면 안 원장은 지난달 중순 한 야권 중진 인사를 만나 대선캠프 합류를 요청하면서 “(대선) 준비를 많이 해왔으며 물러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 이에 대해 안 원장 측은 “기사에서 거론된 야권 중진이 누구냐”고 언론에 되묻는 등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안 원장의 측근인 강인철 변호사는 이날 통화에서 “사실과 맞지 않는 보도”라고 일축했다. 또 다른 안 원장 측 인사는 “총선 패배 후유증을 앓고 있는 야권 인사들이 안 원장을 빨리 정치판으로 불러내 야권에 정치적 동력을 불어넣기 위해 안 원장의 뜻을 확대 해석한 것 같다”고도 했다. 안 원장과 가장 가까운 정치권 인사로 꼽히는 민주통합당 김효석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상태에서 안 원장이 대선에 나올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 자체는 좀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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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은 다양하게 반응했다. 안 원장이 총선 전 대학 특강 등을 통해 사실상 정치행보에 시동을 건 상황에서 이번 논란을 계기로 대선에 대한 생각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요구가 적지 않았다.

민주당 정세균 상임고문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원장이 민주당에 들어와 잠재적인 대선후보들과 경쟁하는 게 좋다”고 말했고, 박지원 최고위원은 “안 원장을 돕는 사람들에게서 몇 차례 만나자는 제안을 받아본 적은 있다. 정치는 본류에 들어가서 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이종걸 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안 원장은 현재 야권의 가장 큰 대안”이라며 “당에서도 총선 실패와 멀리 있으면서도 콘텐츠를 갖춘 안 원장에게 (정치 입문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은 “안 원장이 대학을 순회하며 젊은 사람들 위로는 열심히 하는데 정작 문제해결 능력이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정작 안 원장은 당분간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총선 이후 정국 유동성이 커진 만큼 여의도의 추이를 지켜보며 결심을 위한 ‘최적의 타이밍’을 고를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너무 늦지도 않으면서 ‘검증 기간’이 지나치게 길지 않은 시점이 될 듯하다.

한 관계자는 “안 원장 주변에서도 지나친 장고(長考)에 따른 ‘안철수 피로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안철수#대선#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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