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전문가 “北 새 미사일 곳곳에 러시아 기술 흔적”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10일 17시 30분


코멘트

"北서 새 시스템 만들만한 기술발전 못 봐"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쏘아올린 미사일 추정 발사체들과 관련, 러시아 기술이 개입됐을 가능성에 힘을 싣는 분석들이 추가로 나왔다.

AP는 10일 독일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북한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박사의 분석을 인용, “러시아 기술의 흔적이 곳곳에 널려 있다”고 보도했다. 실러 박사는 북한이 발사체 외통 등은 직접 만들고, 핵심 부품은 외부에서 들여왔을 수 있다고 봤다.

마이클 엘러먼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 선임연구원은 이번 발사체를 정밀 분석하면 러시아의 생산 여부를 알 수 있으리라고 짚었다. 특히 “어떤 기술 발전을 거치지 않고 새 시스템을 만들 수는 없다는 게 핵심”이라며 “(북한에서) 그런 활동이 이뤄졌다는 어떤 증거도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이번 발사체는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고 있다. 이스칸데르는 러시아에서 개발한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2006년부터 실전 배치됐으며 2008년 벌어진 러시아-조지아 남오세티야 전쟁 과정에서 실제 사용됐다.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이스칸데르-M 버전은 길이 7m, 무게 4000㎏ 이상에 사거리는 400~500㎞가량이다. 이 미사일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미국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주요 이유로 꼽히기도 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목표물 타격까지 소요 시간이 몇 분에 불과하다. 상대 국가 의사결정권자들이 미사일 발사를 인지하고 요격을 결정하기엔 시간이 극히 촉박한 것이다.

러시아는 이른바 ‘이스칸데르-M’ 버전을 알제리와 아르메니아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러시아가 이란과 리비아, 아랍에미리트,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판매했다는 소문이 있다.

만약 러시아가 북한에도 이스칸데르 미사일 또는 부품을 넘겼다면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06년 북한 1차 핵실험 이후 지대지 미사일 등 주요 무기의 북한 공급과 탄도미사일 및 관련기술의 북한 이전을 금지하고 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5일 북한 발사체 발사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때문에 미국이 연이은 북한의 발사를 그리 민감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었다.

그러나 AP는 “전투 시나리오상 이번 발사체들은 한국 내 주한미군 기지 등 최전방 뒤쪽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데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에는 대략 2만8000명 규모의 미군 병력이 주둔하고 있고, 수만 명의 그 가족과 국방부 직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미 의회에선 북한의 연이은 발사에 대응해 추가 제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코리 가드너 미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은 9일 미국의소리(VOA)에 “북한은 계속해서 비핵화 약속을 어기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은 ‘최대 압박주의’를 완전히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공화당 소속 존 케네디 상원의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수하고 있다고 본다”며 “우리가 뭔가 해결했으면 하지만, 약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그렇게 하진 않을 것이다. 우리는 김 위원장에게 매우 확고해야 하며, 공은 김 위원장에게 있다”고 했다.

아울러 공화당 소속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긍정적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며 “나는 김 위원장은 자진해서 (핵을) 포기할 거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고 발언, 북미 비핵화 협상 자체에 대한 회의론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