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이스칸데르’인데 발사체→미사일…닷새 만에 바뀐 軍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10일 1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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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이스칸데르'급 단거리 미사일 사진 공개
지난 4일 발사한 발사체와 외형 거의 같아
같은 미사일 두고 평가 엇갈려…혼란 가중
北, 240㎜ 방사포 공개했지만 軍 발표 빠져
방사포 사거리 70㎞ 이하…수위 조절한 듯

북한이 닷새 간격을 두고 쏜 발사체 모두 ‘이스칸데르급’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처음에 ‘발사체’라고 규정했던 군 당국이 이번에는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분석을 내놓아 혼란만 초래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정은 동지께서 5월9일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하시었다”면서, 단거리 미사일을 비롯해 240㎜ 방사포와 152㎜ 자주포 등의 화력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특히 단거리 미사일의 경우, 지난 4일 원산 북방 호도반도 일대에서 발사한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외형이 거의 똑같았다. 미사일 발사 장면도 공개됐는데 발사 직후 4개의 고정용 밴드가 떨어져 나가는 모습까지 유사했다. ‘이스칸데르는’ 러시아에서 개발한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다.

눈에 띄는 차이점은 지난 4일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의 이동식 발사대(TEL)가 차륜형이었다면 이번에는 궤도형으로 바뀌었다는 부분 정도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발사체가 지난 4일과 동일한 이스칸데르급 미사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닷새 전 ‘단거리 발사체’로 평가를 유보했던 군 당국이 이번에는 ‘단거리 미사일’로 평가를 뒤바꾸면서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4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최초 ‘단거리 미사일’로 평가한 뒤, 다시 ‘단거리 발사체’로 번복했다. 이후 “분석 중”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채 ‘단거리 발사체’라는 평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날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4일 발사체에 대해서는 “분석 중”이라며 ‘단거리 발사체’라는 평가를 유지하고, 9일 발사체에 대해서만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평가했다.

군 당국이 이번에 평가를 바꾼 것에 대해 명확한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지난 4일의 경우 최대 사거리가 240여㎞였지만 이번에는 420여㎞까지 사거리가 포착된 부분이나 비행특성 등이 반영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전날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과 함께 240㎜ 방사포, 152㎜ 자주포를 발사했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빠진 부분도 지적되고 있다. 군 당국은 240㎜ 방사포 등의 발사 전 준비 동향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앞서 지난 4일 단거리 발사체 수발이 발사된 뒤에는 하루 만에 240㎜ 방사포와 300㎜ 방사포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개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단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에 인근에 있는 다른 지역에서 관련 사격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다만 사격 장소와 방향이 다르고 시간이 달라서 단거리 미사일 2발에 대해서만 공지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의 이 같은 평가는 북한의 240㎜ 방사포의 경우 사정거리가 짧은 것은 40㎞ 안팎, 긴 것은 70㎞ 정도로 평가된 부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화력타격훈련’이 진행된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서울까지 거리는 300여㎞로 240㎜ 방사포 타격권에 못 미친다.

미 국방부 평가와 미묘하게 엇갈리는 부분도 지적되고 있다. 우리 군은 “현재까지 (한미) 공동의 평가는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밝혔지만, 미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여러 개의 탄도미사일로 평가했다.

군 관계자는 탄도미사일이라는 미국의 평가에 대해서 “현재 확인 중”이라며 판단을 유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 구체적인 종류, 제원 등과 관련해서는 한미 군 당국에서 계속 분석 중에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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