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위폐… 北, 범죄적 시장경제로 진입중”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美브루킹스硏 ‘불법 외화벌이’ 보고서
“민간인들도 불법 경제활동 가담… 대북 제재 더 정교한 수단 필요”

북한이 위아래 없는 광범위한 불법적 시장경제로 진입 중이라는 미국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15일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와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 공동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시나 체스트넛 그라이턴스 브루킹스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진화하는 불법 외화벌이 활동’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북한에서 시장경제가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가 속속 발견되고 있다”며 “그렇지만 이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과 궁핍을 발판으로 하는 범죄적 시장경제”라고 정의했다.

탈북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된 보고서는 마약, 위조 화폐, 담배, 모조 비아그라 등을 대표적인 불법 거래 품목으로 제시하며 불법적 시장경제 진입 단계를 3단계로 분류했다. 1970년대 시작된 1단계는 북한 관리들이 외국에서 생산된 마약과 위조 담배 등을 외교 및 교역 관계를 맺고 있는 곳에서 직접 판매하는 시기였다. 1990년대 중반 시작된 2단계는 북한이 위조화폐 등을 불법 생산해 범죄조직에 판매를 맡기는 형태였다. 3단계인 2005년 이후부터는 북한 당국이 마약거래 등 불법 활동 독점권을 잃고 궁핍한 주민들이 가담하기 시작하면서 광범위한 범죄적 시장경제가 확산됐다. 미국의 강력한 금융제재를 피하려는 북한 당국의 속셈도 한몫했다.

이 보고서는 “마약거래 등은 이제 더이상 지배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북한 사회 전반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엘리트든 평범한 민간인이든 북한 정권에 의존하지 않는 불법 경제활동에 가담하는 사유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불법 경제활동이 민간으로 확산되면서 실상 파악이 더 어려워졌기 때문에 이를 제재하려면 국제사회는 더 정교한 수단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 이 보고서의 지적이다.

그라이턴스 연구원은 불법 경제활동 외에 북한 당국에 주요한 외화벌이의 원천이 되는 6가지 ‘합법적’ 수단도 지적했다. 개성공단 운영, 북-중 무역, 관광객 유치, 중국으로 노동력 수출, 탈북자로부터의 송금, 북한 내 휴대전화 판매 개통 등 경제 활동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합법이든 불법이든 시장경제의 성장이 궁극적으로 북한 정권을 전복시킬지는 알 수 없지만 많은 전문가와 탈북자들은 북한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최선의 희망은 민간 경제활동이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마약 위폐#북한#시장경제#불법 외화벌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