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한국당, 대선 불복 망동”… 나경원 “민주당, 헌법 불복”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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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구속’ 공방 수위 높아져… 靑, 사흘째 별다른 반응 없어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법정 구속을 둘러싼 여야의 막가파식 공방이 점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김 지사 구속 이후 이 사안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서울 용산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떻게 대선 불복이라는 망동을 하나. 엄중히 경고한다”며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과거 ‘버럭 총리’로 통했던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당 대표 취임 이후 공식석상에서 감정 표현을 자제하려 했지만 이날은 한국당을 겨냥해 ‘버럭 본색’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이 대표는 “탄핵당한 사람의 세력들이 감히 촛불 혁명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대선 불복으로 대하느냐”며 “저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 (대통령을 겨냥한) 어제의 행동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언급한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을 향해서는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을, 감히 법사위원장이란 사람이 말하는 걸 보면서 통탄을 금할 수 없었다”고도 했다.

한국당은 ‘재판 불복’을 넘어선 ‘헌법 불복’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대법원장을 향해 “지금 사법부가 권위와 독립을 정권 발밑에 바치고자 한다면 바로 탄핵해야 할 대상은 대법원장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 지사로부터 (드루킹 관련) 보고를 받았는지에 대해 말씀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다만 “대선 불복 프레임이 아니라 우리는 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대선 불복’에 따른 역풍을 신경 쓰기도 했다.

청와대는 이날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사흘 만에 가진 브리핑에서 김 지사 문제에 대해 “답변할 위치가 아니다”고 했다. 내부 기류에 대해서도 “그 내용을 공유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판결에 아쉬움이 있지만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길진균 leon@donga.com·최고야·한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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