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에까지 드리운 ‘코언의 그림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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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핵담판 결렬]
“중요한 시기에 가짜 청문회 끔찍”… 트럼프, 기자회견서 두차례나 비판
“청문회 최대한 많이 보려 했다”… 정상회담 전날밤 잠 많이 못잔듯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머무르고 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발끈하게 만든 건 ‘영변+α’ 내놓기를 거부한 북한뿐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위해 러시아 당국과 공모했다는 ‘러시아 스캔들’과 그 핵심 폭로자인 마이클 코언의 그림자는 하노이에까지 드리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회담 결렬 후 기자회견에서 전날 미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자신을 “사기꾼이자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맹비난한 코언을 두고 “이렇게 중요한 회담을 앞두고 ‘가짜 청문회’를 열다니 끔찍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청문회와 정상회담이 같은 시기에 열렸다는 점을 두 차례나 반복적으로 비판하며 회담 준비 상황에 코언의 청문회가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미국 내에서는 북-미 정상회담만큼이나 큰 이슈로 소화된 코언의 청문회는 회담 전날 밤 트럼프 대통령의 잠도 앗아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생중계를) 아주 많이 보지는 못했다”면서도 “최대한 많이 시청하려 했다”고 말했다. CNN은 지난달 27일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대통령이 청문회 시청을 위해 밤을 새울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열린 만찬 전 회담에서도 코언과 관련해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회담 모두발언에서 취재진이 코언 청문회에 대한 생각을 묻자 얼굴을 찌푸리면서 고개를 저었다. 백악관은 이를 두고 발끈하며 나머지 만찬 일정 취재를 전면 금지시켰다가 기자단의 반발로 취재 기자 수를 4명에서 1명으로 줄이기도 했다.

하노이=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하노이#트럼프#북미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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