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완화·유지’ 놓고 文대통령, 북미 사이 ‘줄타기’ 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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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1일 0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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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만나 “기존 제재 유지하는 것이 중요”
유럽순방 당시에는 ‘제재 완화’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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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줄타기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오후 3시30분(현지시각)부터 4시까지 30분간 6번째 한미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결과 브리핑을 통해 한미 양 정상이 이 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행상황을 평가하고 한미간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브리핑 결과를 보면, 문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 모두를 의식한 ‘줄타기’ 중재자 역할을 자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 대통령은 지난번 유럽 순방 당시 꺼냈던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 카드’는 꺼내들지 않았다. 북한에 대한 비핵화를 견인하는 ‘상응조치’의 하나로 제재 완화를 꺼내들 수 있어야한다는 문 대통령의 입장은 이번 회담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대신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기존의 제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을 함께 했다. 북한의 협상 당사자인 미국,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와 유지 사이에서 문 대통령이 회담 상대방에 따라 이중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제재 문제는 대통령께서도 그동안 늘 비핵화가 불가역적인 상태에 이를 때까지 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계속 이야기하셨다”면서 “다만 북한이 좀 더 비핵화를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그에 따른 상호 신뢰 관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계속 말씀을 하셨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탁월한 지도력과 과감한 결단력이 지금까지의 진전과 성과를 이루어 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북미 고위급 회담이 무산되는 등 최근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재확인한 점은 이번 회담의 작은 성과로 평가된다. 이는 미국 뿐만 아니라 대미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해달라는 문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양 정상은 차기 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 과정을 위한 또 다른 역사적인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한미가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이를 통해 문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통해 북미 비핵화 협상의 불씨를 확인하고 유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내년이지만, 내년 빠른 시일 내 북미 간에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그것을 통해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많은 진전이, 거대한 진전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양 정상이 확인한 ‘연내 서울답방’과 관련한 메시지도 북한을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양 정상은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공동의 노력에 추가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이같은 한미 정상의 메시지는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성사로 북미간 비핵화 협상에 힘을 실으려는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이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움직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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