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균형외교 ‘安美經中’ 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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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패권 대결장 된 아시아 각국, AIIB 가입-對中군사견제 동시에
한국도 사드-AIIB 분리대응 가닥… 6월 ‘지분 5%’ AIIB 협정문 서명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창설 멤버로 가입하기로 결정한 한국 정부는 6월경 한국 지분을 5% 안팎으로 정한 협정문에 서명할 방침이다. 또 중국은 자국 지분을 49% 이하로 제한할 예정이다.

19일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한국은 이달에 AIIB 가입을 선언한 뒤 6월에 지분조건 등을 담은 협정문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지분을 5% 안팎으로 정해 한국에 2대 주주 자리를 부여하고 한국 정부 관계자를 AIIB 부총재로 선임하는 내용이 협정문에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AIIB의 전체 자본금 규모가 1000억 달러(약 112조 원)이고 출범 때 회원국들이 부담하는 납입자본금이 법정 한도의 1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초기 출자금은 5억 달러(약 5600억 원) 안팎이 된다. AIIB 참여국 지분은 국가별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정하는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속하지 않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지분 제한이 있어 주요 주주가 될 수 없다.

AIIB 최대 주주인 중국의 지분은 49% 이하로 묶인다. 미국이 우려해 온 중국의 독주를 다른 국가들이 견제하는 장치를 만들어 AIIB 출범의 걸림돌인 ‘지배구조 문제’를 해소하려는 것이다.

한편 유럽과 아시아 31개국이 AIIB 동참을 선언하면서 아시아가 미국과 중국의 대결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아시아 각국들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식의 신외교전쟁을 펼치고 있다. 한국이 경제적으로는 중국 주도의 AIIB에 가입하고 군사안보적으로는 미국 주도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도입을 검토하는 양다리 외교가 미중 사이에 낀 아시아 나라들로서는 낯설지 않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나라가 호주와 베트남이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와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는 18일 호주 캔버라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연합 군사훈련에 합의하면서 군사적으로 대(對)중국 견제 노선을 선언하는 한편 경제적으로는 모두 AIIB 가입에 동참했다.

중국과 국경 갈등을 빚으며 최근 국지적 무력 충돌까지 했던 인도 역시 일찌감치 AIIB 가입을 선언했다. 필리핀도 AIIB 동참을 선언한 한편으로 수비크 만에 미 해군 기지를 만들고 있으며 남중국해 주권을 놓고는 중국과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다.

세종=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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