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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잘못 인정않는 당청… “연말 회복” 장담에 내부서도 회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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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잘못 인정않는 당청… “연말 회복” 장담에 내부서도 회의론

문병기 기자 , 김상운 기자 , 이새샘 기자 입력 2018-09-13 03:00수정 2018-09-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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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악화된 고용 참사]‘경제체질 성장통’ 주장에 우려 확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갑갑하다.”

통계청이 8월 고용동향을 발표한 12일 오전 청와대 현안점검회의에서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은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날 발표된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보다 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달 장 실장이 “연말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얼어붙은 경제심리 속에 고용지표 추락세가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청와대와 여당은 악화된 고용지표를 두고 경제체질 개혁을 위한 ‘성장통’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꾸기 위해 감내해야 할 ‘일시적 고통’이라는 해명이다. 그러다 보니 소득주도성장 정책 지키기에 급급한 청와대와 여당이 정작 구체적인 일자리 대책 마련엔 사실상 손을 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권 내에서도 청와대의 연말 고용 회복 기대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재앙에 가까운 고용 악화가 계속되면서 청와대가 ‘고통의 둔감화’를 기다리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 黨·靑 “고용 악화는 성장통”

청와대는 이날 오전 현안점검회의에서 정책실 비서관들이 참여하는 별도 회의를 갖고 이날 발표된 고용동향 지표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별다른 후속 움직임은 나오지 않았다. 7월 고용동향이 발표되자 주말에도 긴급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던 것과도 달라진 대응이다.

그러더니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고용 참사에 대해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통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국민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 국민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겠다”고 했다. 신규 취업자 수 증가폭이 유럽 재정위기의 한파가 세계 경제를 휩쓸던 2010년 1월 이후 8년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유감 표명 없이 감성적 메시지만 내놓은 것.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연말이면 나아질 것”이라는 거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구조조정을 거쳐 혁신을 해나가면 좋은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다. 대체로 금년 말이나 내년 초쯤 지나야 조금씩 개선 효과가 보이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이 시기의 어려움을 최저임금 인상이나 소득주도성장 탓으로만 몰아세우는 야당의 단순한 주장은 드러난 지표들과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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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득주도성장 지키기만 열중

청와대와 여당의 반응은 고용 악화는 경제구조적 문제로 인한 것이라는 인식에 여전히 머물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엔 섣불리 정책적 책임을 인정하면 소득주도성장 정책 폐기 주장이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이라는 현실적 고민도 반영됐다. 게다가 지난달 고용 쇼크로 경제 투톱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 실장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시장과 여론의 불신이 커진 상황.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소득주도성장 정책 유지 방침을 재천명하며 갈등을 봉합한 만큼 경제 정책을 선회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지난달 “직(職)을 걸고 고용 상황을 해결하라”고 요구한 지 한 달이 다 됐지만 여전히 대책 없이 ‘구조적 이유’만을 내세우는 건 집권세력으로서 책임감 있는 자세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책 방향을 넘어 정치적 캐치프레이즈가 되어버린 소득주도성장을 지키려 도그마에 빠진 것을 두고 경제 전문가는 물론이고 일반 국민의 인식과 괴리가 점차 커지는 ‘갈라파고스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그러다 보니 여권 내에서도 연말 고용 회복 가능성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여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조찬강연에서 “내년 상반기까지도 고용 회복이 어렵다”며 “제조업에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업종이 잘 안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제통인 민주당 최운열 의원도 “이대로라면 연말이나 내년 초에도 안 좋아질 것이다. 최저임금 때문에 현장에서 마찰음이 나고 못살겠다고 하면 체면 따질 것 없이 혼선이 없도록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 경제정책 수정 논란 재점화

김동연 부총리는 이날 고용동향 지표와 관련해 “최저임금 인상 속도나 근로시간 단축 단위 기간을 조정하는 문제에 대해 관계부처, 당, 청와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모두 최저임금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는 장 실장과 다시 한번 다른 목소리를 낸 것. 야당은 정부 경제정책에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학살’ ‘경제자살’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당장 멈추기 바란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소득주도성장은 북한과 같은 저개발 국가에나 맞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전반을 조율할 수 있는 사람이 정부에 있나 하는 회의가 든다”며 “각각의 경제 요인이 전체에 미치는 영향과 흐름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정부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김상운 / 세종=이새샘 기자
#고용#경제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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