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당국, 北 산음동 공장서 화성-15형 개량형 생산 정황 포착
靑 “한미, 北동향 유심히 보는 중”
북한이 워싱턴 뉴욕 등 미국 동부까지 핵탄두로 타격할 수 있는 새로운(New)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생산에 들어간 정황이 미 언론에 동시다발적으로 포착됐다. 김정은이 올해부턴 도발을 중단한 채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잇달아 가지면서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하고 최근엔 미국에 체제보장과 종전선언을 요구하고 있지만, 동시에 뒤로는 핵무력 향상에 매달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정부도 북한의 ICBM 개발을 부인하지 않고 있어 북한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향후 비핵화 프로세스가 중대한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북한이 평양 외곽의 미사일 생산공장인 산음동 병기연구소에서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새로운 ICBM을 만들고 있다고 미 정보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산음동 공장은 화성-15형을 비롯해 ICBM 2기를 생산한 곳이다. WP는 “최소 1기 이상, 아마도 2기의 ICBM을 제작 중”이라며 “(이 가운데) 최소 1기는 화성-15형”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신형 ICBM이나 화성-15형의 개량형 개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도 익명의 미 정부 고위 관료를 인용해 미국의 정찰 위성이 지난해 ICBM을 생산했던 북한 공장 안팎으로 차량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산음동 공장에) 북한 당국이 사무실과 박물관으로 추정되는 건물 두 채를 새로 건설했다”며 “건물이 들어선 자리는 북-미 정상회담이 있기 직전인 6월 5일까지만 해도 텅 비어 있었다”고 전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31일 시작된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앞두고 북한의 미사일 개발 움직임을 사실상 언론을 통해 공개하면서 대북 압박에 나섰고, 북한도 오히려 미사일 개발 공개를 계기로 비핵화 협상력을 높이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워싱턴 일각에서 김정은이 비핵화에 나서도록 하기 위해선 군사적 옵션을 다시 꺼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북한이 또다시 ICBM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것 자체가 비핵화 협상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청와대는 이날 보도 후 “북한 동향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기관에서 유심히 보고 있다”며 입장 표명을 자제한 채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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