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구제역 백신’ 정부 매뉴얼도 엉터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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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 상태 쓰면 안되는데 “바로 사용”… 정반대 설명서 배포하고 농가 탓

정부가 농가에 배포한 구제역 백신 접종 매뉴얼이 엉터리인 것으로 드러났다. 낮은 항체 형성률 논란, 백신 재고 관리 실패 등 정부의 백신 방역체계가 총체적으로 부실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011년 이후 구제역 백신 공급에만 4000억 원을 투입했지만 결과적으로 헛돈만 쓴 셈이 됐다.

12일 동아일보가 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역 단위축협에서 배포한 백신 접종 매뉴얼을 비교한 결과 접종 요령에 대한 설명이 제각각인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와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소 농장 구제역 방역 표준행동요령’에는 “냉장 상태에서 보관 중인 백신을 꺼낸 후에는 되도록 빠른 시간 내에 사용하라”고 설명돼 있다.

당초 정부가 “냉장 상태의 백신을 바로 쓰면 안 되는데 농가에서 잘못 사용했다”고 구제역 발생 책임을 농민들에게 돌린 것과는 정반대의 설명이어서 정부가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충북에서는 첫 발생 지역에서 500m 이내에 있는 한우 농가가 추가로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았고, 12일 구제역 증상을 보이는 농가가 또 발견됐다. 당초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기대됐던 백신 부족분 수입은 이달 말까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됐다.

김재영 redfoot@donga.com·최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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