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사생활 질의는 인신모독…한국당에 매우 유감”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27일 22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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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치 통장기록, 가족의 초·중·고 성적표 등 요구"
'안하무인' 지적엔 "앞으로 더 겸허하게 답하겠다"
"김학의 CD, 좀 더 정리하고 다음 기회에 말하겠다"
한국당, 막판에 청문회 불참하며 보이콧 기자회견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27일 인사청문회를 마친 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개인적인 사생활 부분을 묘하게 연결시킨 건 일종의 인신모독”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사청문회 후 기자들과 만나 “그런 부분으로 청문회를 몰고 가려 한 부분은 매우 섭섭하고 유감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제가 40여회의 청문회를 했지만 통장 내역 10년치를 내라는 요구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면서 “청문회에서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고 그것을 정확히 적시할 수 있는 상황에서 자료를 내라는 게 맞다. 일반인들에게도 통장의 10년치 입출금 내역을 내라고 하는 건 무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청문위원이었을 당시) 많은 낙마자가 있었지만 그 분들은 다 권력형 비리나 차명을 이용한 부동산 투기에 대한 확증이 있었고 증거자료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 자료를 요구한 것”이라며 “이번처럼 10년치 통장기록 사본, 가족의 초·중·고교 성적표 등의 자료 요구는 처음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당 의원들이 박 후보자의 태도가 ‘안하무인’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제가 앞으로 좀 더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더 얌전하게 답변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내용이 담긴 CD를 언급하며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김 전 차관 임명을 만류했다고 청문회에서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는 “질의를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제 기억 속에 있는 것만 말씀드린 것”이라며 “집에 가서 좀 더 정리를 해보고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고 추가 언급을 피했다.

앞서 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는 자료 제출과 박 후보자 개인의 신상, 도덕성 검증을 두고 여야 간 격한 공방이 벌어졌다. 성희롱 논란도 일었다. 박 후보자는 윤한홍 한국당 의원이 박 후보자의 병원 특혜 진료를 따지기 위해 유방암 치료 내역을 요구한 데 대해 “전국의 유방암을 앓는 여성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청문회는 막판에 한국당 의원들이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마무리되지 못한 채 사실상 종료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오후 7시30분 속개하기로 한 청문회에 불참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농락하지 말고 즉각 사퇴하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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