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이명박, 반성 않고 또 연출…입맛에 맞게 증언할 사람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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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5월 24일 1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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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9주기인 23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첫 재판에 출석한 것과 관련, “이 전 대통령의 업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24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며 “이 전 대통령이 법정에 나와서 아직 반성 없이 그동안 늘 그래왔던 것처럼 또 다른 연출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이 많이 씁쓸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이 첫 재판에서도 ‘다스는 형님(이상은) 회사’라는 주장을 고수한 것과 관련, “이 부분도 본인이 스스로 자초한 업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스의 BBK 투자금 회수를 위해 본인이 미국 김백준의 대리인을 통해서 소송을 시작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미국의 소송기록을 보면 판사가 ‘다스가 본인 소유라는 것을 입증하라’고 계속 요구한다”며 “그래서 처음에는 ‘이 회사가 내 거다’라고 이것을 입증했는데 미국에서 소송기록이 공개된다는 사실을 그때까지는 몰랐던 것 같다. 제가 이 소송기록을 미국의 법원으로부터 받아서 공개하기 시작하니까 어느 날 갑자기 다스가 자기 회사라고 주장하는 것들을 멈췄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처음에 미국에서 이 재판에서 지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되고 나서 다스의 BBK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 국가의 공권력을 동원하고 직권을 남용하고, 그렇게 해서 이 투자금을 다시 회수하지 않았나. 그리고 이 과정에서 삼성이 소송비용을 대납했다는 뇌물혐의가 연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다스가 처음에 만들어졌을 때부터 차명으로 회사를 만들어왔던 거다. 평생 동안 거짓말을 해왔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이것을 인정하기 시작하면 그동안 모든 것이 무너지지 않겠나”라며 “본인 스스로가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국민들 앞에 사죄해야 하는 것 아니냐. 2007년 대통령에 당선됐을 그 당시부터도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당선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전 대통령은 앞서 1심 재판부에 ‘모든 증거에는 동의하지만 입증 취지는 부인한다’는 요지의 증거인부서를 제출했다. 검찰의 진술조서 등이 증거가 될 자격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혐의는 부인한다는 취지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꼽았다. 그는 “그동안 거짓말을 해왔던 측근들이 모두 마음이 돌아서서 모든 것을 다 불었다. 그렇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법정에 나와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입맛에 맞게끔 증언해줄 사람을 굉장히 찾기 힘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는 검찰이 제출한 모든 증거를 반박하려면 반박자료를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 반박자료를 만들지 못하고 재판 자체를 정치적 재판으로 지금 끌고 가고 있는 그러한 모양새”라며 “그러한 이유 때문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렇게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사실 국가를 사유화했던, 정말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되는 그런 대통령이었다”며 “이번 재판이 진짜 공정하게 이루어져서 정말로 앞으로 대한민국 역사에 이런 일이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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