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軍 전자전 장비 도입 비리’ 일광공영 수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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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업체와 1300억 계약 중개때 성능미달 숨기고 가격 부풀린 정황

방위사업비리 정부 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고양지청장)이 무기 중개 에이전트사인 일광공영의 터키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도입사업 과정 전반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경찰 출신 이규태 회장(66)이 1985년 설립한 일광공영은 2002년 터키 하벨산과 대리점 계약을 맺고 방위사업청과 하벨산의 계약을 중개했으며 김대중 정부 시절 급격히 성장한 회사다.

29일 방산업계와 검찰에 따르면 합수단은 일광공영이 EWTS 도입 사업을 중개하는 과정에서 가격을 부풀려 리베이트를 조성하거나, 군 작전 요구 성능을 충족하지 못하는데도 거래를 중개했다는 취지의 첩보를 입수해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WTS는 적의 요격기와 지대공 유도탄, 대공포 등 대공 위협으로부터 조종사의 생존 능력을 높이는 전자방해 훈련장비로 2009년 4월 터키와 계약 체결 당시 사업비 1300여억 원이 투입됐다. 당시 우리 정부는 터키에 기본 훈련기와 차기 전차를 수출하는 조건으로 이 사업을 추진했다.

합수단은 EWTS 납품업체인 터키 하벨산과 에이전트사로 참여한 일광 간 거래 계약서 등을 분석하는 한편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도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방산업계에서 제기된 일광공영의 해경 컴퓨터 고가 납품 의혹도 확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연예기획사 일광폴라리스를 거느리고 있으며 최근 여성 연예인 클라라(29)와 주고받은 사적인 문자메시지가 공개돼 구설에 올랐다. 하벨산 한국지사장 K 씨(터키 국적)는 일광공영의 대리점 계약이 연장되도록 로비를 해주는 명목으로 이 회장에게 4억여 원을 받았다가 이 회장이 고소해 지난해 12월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에서 징역 1년이 확정되기도 했다.

장관석 jks@donga.com·변종국 기자
#방위사업비리#일광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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