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고동동 “‘피리부는 사나이’, 내 작품과 유사성 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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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25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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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 고동동이 tvN ‘피리부는 사나이’가 자신의 작품을 표절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가운데 이를 뒷받침 할 근거를 제시했다.

고 작가는 25일 이메일을 통해 ‘피리부는 사나이’가 왜 표절 작품인지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자신이 쓴 ‘피리부는 남자’ 시나리오는 부패한 권력자들에 의해 벌어진 국가적 참사의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이 참사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부패한 권력자들을 처단하고, 국가적 참사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테러리스트가 된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 ‘테러리스트’의 이미지가 동화 ‘피리부는 남자’의 상징과 연계돼 해석된다는 점과 ‘테러’의 중요한 방법으로 ‘가스’라는 다소 독특한 소재가 사용됐다는 점이 중요한 특징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 작품의 특징들은 이전에 공표된 작품들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것들이다. 특히 부패한 권력자들에 의해 희생된 자들이 복수를 위해 테러리스트가 된다는 줄거리를 동화 ‘피리부는 남자’와 결합해 상징적으로 해석한다는 것과 이 과정에서 언론과 방송이 결정적인 수단으로 이용됐다는 점은 제가 아는 한 선례가 없다”며 “류 작가가 언급한 다른 작품들 역시 제 작품과 별다른 유사성이 없다”라고 밝혔다.

앞서 tvN ‘피리부는 사나이’를 쓴 류용재 작가는 표절 의혹에 대해 “고 작가님의 작품과 공유하는 키워드는 동화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에서 따온 제목과 모티브”라며 “독일의 구전 동화가 수 세기 동안 독일을 비롯한 영국,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수많은 작가들이 작품으로 재구성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15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인 ‘피리 부는 사나이’, 네이버에 연재 중인 웹툰 ‘피리 부는 남자’(고 작가님의 작품과는 다른 작품입니다), 영화 ‘손님’ 등 많은 작품이 같은 원전으로부터 제목이나 모티브, 피리 부는 사나이의 캐릭터를 차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테러를 통한 사회적 복수라는 내용 역시 영화 ‘더 테러 라이브’나 ‘모범시민’등 많은 작품들이 공유하고 있는 모티브이다. 이렇듯 고 작가님께서 두 작품의 유사성으로 제시하신 키워드들은 다른 창작물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것들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구상할 수 있고, 작품화할 수 있는 소재인 것이다”라며 자신의 작품인 ‘피리부는 사나이’가 고동동 작가의 ‘피리부는 남자’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일축했다.

이에 고 작가는 류 작가가 지적한 것을 제외한 또 다른 유사점을 말했다. 그는 “표현된 장면 중 유사한 장면이 여럿 발견되고 캐릭터들의 설정과 대립구도가 거의 동일하다”라고 설명했다.

고 작가는 “최초 도입부에 ‘피리부는 사나이’의 동화 내레이션이 깔리며 시위하는 장면부터 비슷하다. 또한 테러리스트가 등장할 때 피리를 불거나, 휘파람을 부는 장면, 실시간 방송을 통해 테러리스트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장면 등 중요 장면의 표현 방법이나 내용이 다수 일치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홍보담당관, 부패 권력자, 경찰청장 등 캐릭터의 성격이나 역할 등이 제 작품 속 캐릭터들의 성격과 거의 동일하다. 또한 여성 형사의 등장과 역할이 두 작품에서 거의 동일하며 극 중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역할이 거의 동일하다”라고 주장했다.

고 작가는 처음 주장했던 류 작가의 시나리오 심사 관여를 다시 언급했다. 그는 “저는 2014년 당시 광주 정보 만화 산업 진흥원 공모에 제가 10년 이상 구상해 온 이 시나리오를 공모했다. 당시 류 작가는 이 공모전의 심사위원”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이 공모는 3차에 걸쳐 진행됐고 각 단계마다 심사위원 등의 조언에 따라 수정한 새로운 시나리오를 제출하여 다시 심사를 받았다고 고 작가는 전했다. 그는 1차에는 ‘순환선’이라는 이름의 사나리오를 제출했고 2,3차에서는 이 시나리오를 고쳐 쓴 ‘피리부는 남자’라는 제목으로 시나리오를 제출했다고 했다.

고 작가는 “최근 제가 진흥원에 연락하여 확인한 바에 의하면, 적어도 1차와 3차에서 류작가가 제 작품을 심사하였고, 그 과정에서 제출한 심사의견서 등의 자료는 확인된다고 합니다. 즉 류 작가가 3차 심사에 제출된 제 작품의 최종 시나리오에 관해 심사표를 쓸 정도로 실질적으로 검토했다는 것은 진흥원 내의 자료로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이 진흥원이 제게 말해준 사실관계입니다”라며 류 작가가 표절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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