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스스로 애청자라고 밝힌 미국의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는 가입자가 4800만 명에 육박한다. 올해 1분기(1∼3월)에만 매출 12억7000만 달러(약 1조2954억 원)를 거뒀다. 이런 성공의 비결은 한 달에 1만 원도 안 되는 돈(월 8.99달러)을 내면 무제한으로 영화와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점이다. ‘정액(定額)제 무제한 콘텐츠’의 성공 방정식은 책으로 확산돼 아마존은 60만 권의 전자책을 월 9.99달러에 볼 수 있는 ‘킨들 언리미티드(unlimited)’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한국에서도 처음으로 무제한 정액제 동영상 서비스가 탄생했다. LG유플러스가 6월 출시한 ‘유플릭스 무비’로 국내 동영상 플랫폼 중 최다인 1만2000여 편의 영화 콘텐츠를 월 7000원에 모바일과 PC, 인터넷TV(IPTV)에서 마음대로 볼 수 있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성인창 LG유플러스 SD본부 차장은 “올해 안에만 2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형 넷플릭스’를 만들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이 LG유플러스 내 꾸려진 건 지난해 12월. 서비스가 성공하려면 ‘어둠의 경로(불법 웹하드 등)’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양지로 끌어올려야 했다. 국내에는 아직 넷플릭스와 같은 무제한 동영상 서비스가 없어 많은 이들이 ‘음지’를 이용하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참고할 만한 사업 모델이 없었다. 미디어사업팀 최연수 과장은 “미국 넷플릭스가 거의 유일한 참고 자료인데 국내에서는 접속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국가에서 접속하는 것으로 위장하는 ‘편법’을 써 넷플릭스의 장단점을 분석해 서비스를 설계했다.
영화 배급사를 설득하는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불법 웹하드 천국인 한국에서 잘되겠느냐”는 반응이 많았다. 안정적인 롱텀에볼루션(LTE) 망과 웹하드에 비해 크게 비싸지 않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며 설득한 끝에 100여 개 영화 배급사와 제휴를 맺었다.
주제별 추천, 2시간 단위로 다른 콘텐츠를 송출하는 ‘유플릭스 온 에어(On Air)’ 등 한국인의 영화 감상 행태에 맞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치열한 분석 끝에 나온 서비스다. 또 ‘장르 편식’이 심한 특성에 맞춰 134개의 장르로 구분했다. 조다영 미디어기술개발팀 대리는 “영화 마니아, 바쁜 직장인, 개봉작을 놓친 학생, 추억 속 고전 영화를 꺼내 보고 싶은 사람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국민 영화’ 서비스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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