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3D 프린터 도입해 더 정교해진 인공관절 수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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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사랑병원

조승배 강동연세사랑병원 원장이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동연세사랑병원 제공
조승배 강동연세사랑병원 원장이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동연세사랑병원 제공
무릎은 우리 몸에서 쓰임이 가장 많은 관절로, 사용이 많은 만큼 손상되기 쉬운 부위 중 하나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무릎 내의 연골도 퇴화되는데, 이 연골이 노화로 인해 닳아 없어지면서 무릎 내에 염증을 발생시키는 질환이 바로 ‘퇴행성관절염’이다.

문제는 한번 닳은 연골은 저절로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신경세포가 없어 손상돼도 별다른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퇴행성관절염은 대부분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다.

특히 한국 중년 여성 중엔 무릎 퇴행성관절염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여성은 구조적으로 무릎 관절이 불안정할 뿐만 아니라 쪼그리고 앉거나 무릎을 꿇는 등 가사일을 오랜 기간 해오면서 무릎 연골이 상하기 쉽다. 또 폐경기를 거치면서 호르몬이 변화를 겪으면서 연골도 손상되기 쉬운 상태로 변해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만약 퇴행성관절염 초·중기 치료시기를 놓치고 무릎 연골이 완전히 닳아 없어진 퇴행성관절염 말기까지 진행됐다면, 통증이 극심해 일상생활이 힘들어진다. 이런 경우 염증을 일으키는 관절 대신에 인공관절을 이식해 통증을 줄이고 무릎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 인공관절 수술 뒤에는 통증의 근본적인 원인이 사라지기 때문에 통증이 줄고 꾸준한 재활치료를 통해 무릎의 운동성을 높여주면 간단한 레저 및 스포츠 활동도 즐길 수 있다.

인공관절 수술은 염증을 일으키는 관절 대신에 새로운 인공관절을 무릎 내에 이식하는 수술법이다. 이 수술을 받으면 환자의 몸 상태, 활동량, 수술 정확성 등에 따라 15년 정도는 해당 인공 관절을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65세 이상 고령 환자들이 주로 수술을 받고 있다.

조승배 강동연세사랑병원 원장은 “연골은 혈관이 없는 조직으로 한번 손상되어 닳게 되면 자체 재생되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소모되어 관절 내 염증을 일으키고 극심한 통증을 발생시킨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3D프린터를 이용한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이 도입됐다. 수술 1, 2주 전 컴퓨터단층촬영(CT) 혹은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무릎 관절의 모양과 크기를 정확하게 측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무릎을 3D 입체영상으로 만든다. 이를 통해 환자의 관절에 들어갈 인공 관절을 더 정교하게 만들 수 있게 됐다. 이 수술법은 미국에서는 2009년부터 시행됐고, 국내에서는 2010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을 얻은 후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약 4만 차례 시행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기존 수술법은 일단 무릎을 절개한 상태에서 인공관절을 다듬는 일이 많았다. 수술시간이 길어지면서 폐부종, 하지정맥혈전증, 폐색전증 등의 합병증 위험도 비교적 높았다. 하지만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관절 손상 조직의 위치와 각도를 정확하게 측량해, 인공관절의 가장 이상적인 이식이 가능하다.

고용곤 강남연세사랑병원 원장은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전에 미리 환자의 무릎 모양과 손상 정도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때문에 수술의 오차범위를 줄일 수 있다”며 “특히 인공관절의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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