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프로게이머가 게임을 만들면 이렇게 됩니다" 엔젤 게임즈 박지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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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3월 24일 1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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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시장이 모바일게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로드 오브 다이스는 게이머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그런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개발진의 노력이 담긴 게임이라고 할 수 있죠”

국내 게임 시장의 빈익빈 부익부가 점차 심화되는 가운데, 대구의 한 게임사에서 개발한 게임이 매출 상위권이라는 의외의 성적을 거두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엔젤게임즈에서 개발하고 서비스 중인 로드 오브 다이스가 그 주인공.

'로드 오브 다이스'는 보드 액션 RPG라는 독특한 스타일을 바탕으로 보드로 구성된 던전에서 주사위 능력을 가진 다이스를 소환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이다.

기존 게임과 다른 형태의 게임인 만큼 개발자들의 면면도 독특하다. 엔젤게임즈의 박지훈 대표는 2006년 길드워 월드챔피온쉽 세계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전직 프로게이머로, 액션 명가 KOG의 온라인게임 그랜드체이스를 담당한 바 있는 이력이 소유자다.

특히, 프로게이머 활동을 함께한 동료들과 그랜드체이스 개발자들이 모여 지난 2009년 엔젤게임즈를 설립했으며, 이후 3년의 개발과정 끝에 자신들의 처녀작 로드 오브 다이스를 직접 서비스 한데 이어 그 개발력을 인정 받아 글로벌 진출도 앞두고 있는 등 기존 개발사들과는 다른 행보를 걸어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력만으로도 범상치 않은 엔젤게임즈에서 개발한 '로드 오브 다이스'는 어떤 게임일까? 엔젤게임즈의 박지훈 대표를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엔젤게임즈 박지훈 대표(출처=게임동아)
엔젤게임즈 박지훈 대표(출처=게임동아)

Q: 엔젤게임즈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A: 엔젤게임즈는 2013년부터 대구에서 개발을 시작한 개발사다. 예전 함께 길드워의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던 친구들과 이전 직장이었던 KOG의 동료들이 함께 회사를 만들었다. 현재는 20명의 직원이 함께 게임을 개발 중이다.

Q: 로드 오브 다이스는 어떤 형태의 게임인가?
A: 한마디로 '어떤 게임이다'라고 정의하기 힘든 게임이다. 개발을 3년 동안 진행하다 보니 일정 장르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든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큰 폭에서 보면 던전 형태의 카드 배틀 게임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Q: 일본 진출을 먼저 진행한 이유는 무엇인가?
A: 로드 오브 다이스가 아무래도 신생 개발사의 처녀작이다 보니 국내 퍼블리셔들에게 큰 매력을 주지 못했다. 퍼블리셔들이 "과연 이 게임이 성과를 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많이 가진 것 같았다. 그러다 바로 옆 시장인 일본에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성공하는 것을 보고 일본을 먼저 공략해보자고 생각했다. 이후 일본 현지 퍼블리셔와 미팅을 진행했는데 가능성을 매우 높게 봤다.

실제로 6개월 동안 현지화를 진행해서 지난해 출시하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해당 퍼블리셔의 팀이 없어지면서 일본 서비스는 당분간 중단된 상태다. 어찌 보면 실패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게임을 잘 담금질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매우 감사하게 생각히고 있다. 현재는 해당 퍼블리셔 팀이 만든 회사와 함께 일본 시장에 재 런칭을 준비 중이다.

Q: 던전 형태의 카드 배틀 게임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아무래도 본인(박지훈 대표)도 그렇고 초창기 인원 중 e스포츠에 종사한 사람이 많다보니 함께 협동하고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한 것이 컸다. 진행과 육성 그리고 다양한 오브젝트를 통한 변수를 통해 게임을 보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노력했다. 믈론, 너무 마니너한 콘텐츠가 많다보면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캐릭터 수집과 RPG요소를 중심 콘텐트로 내세웠다. 이렇듯 좋은 게임, 우리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다 보니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부에서 플레이하고 테스트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Q: 일반적인 장르가 아닌 게임이다 보니 게이머들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도 있는데, 허들을 낮추기 위한 별도의 시스템이 존재하는가?
A: 새로운 부분이라고 해서 적응이 어렵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게임의 일정 수준까지 즐기려면 초반 몰입도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게임 초반에는 캐릭터 수집 성장 진화를 중점으로 게임을 설계했고, 그 이후 대전과 다양한 전략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단계를 조절했다.

로드 오브 다이스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로드 오브 다이스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Q: 매출 순위가 상위권에 오른 바 있다. 이에 대한 내부의 판단을 어떤가?
A: 카카오의 힘이 컸다고 생각한다. 이름이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회사에서 자체 퍼블리싱을 한 게임이다 보니 게이머들을 모으기 위한 선택으로 카카오와 같이했고 그 점이 적중한 것 같다. 카카오에서도 독특한 게임성을 긍정적으로 봤다. 3년 동안 열심히 게임을 준비했고, 안정적인 상황에서 게임에서 서비스하게 되었고, 게이머들 역시 이점을 인정해 주셨는지 초반 유저풀도 2달 동안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게이머들과 함께할 수 있는 2차 도약을 준비 중에 있다.

Q: 얼마전 대전 콘텐츠가 업데이트 됐다. 밸런스는 어떻게 조절하고 있나?
A: 일반적인 성장형 RPG가 아니기 때문에 선택지를 늘려나가는 형태의 업데이트를 추구하고 있다. 일단 게임부터 게이머가 단순히 시간과 돈을 많이 써야 이길 수 있는 형태가 아니다. 기존 게임이 캐릭터의 성장차이가 나면 전장을 뒤집기 힘든 것에 반해 로드 오브 다이스는 같은 캐릭터라도 맵 마다 다른 형태로 전술을 운영할 수 있고, 오브젝트라는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매번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

여기에 공식 카페를 직접 운영 중인데, 개발자들이 게이머들의 의견을 직접 수용해서 매주 개발 업데이트에 반영한다. 게이머들이 이 부분을 정말 좋아해 주시는데, 직접 서비스하고 개발하는 게임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부분을 모두 반영하여 밸런스를 잡고 있는데, 단순히 캐릭터의 스탯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룰과, 오브젝트를 업데이트해 게이머들이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밸런스를 만들고자 노력 중이다.

로드 오브 다이스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로드 오브 다이스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Q: '로드 오브 다이스'가 의외의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가 많다. 이에 대한 내부 평가는?
A: 정말 런칭 이후 지금까지 하루하루가 꿈꾸던 시간이었다. 국내 서비스 이전에 일본에서도 런칭했지만,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그 감동이 더 한 것 같다. 내부에서는 성적 이상으로 게이머들이 즐거워 해주시니 더 많은 애너지를 얻고 있다. 개발과 서비스를 동시에 한다는 것이 힘들기도 하지만 정말 즐겁게 일하고 있다.

Q: 글로벌 서비스를 예정하고 있다고 들었다. 구체적인 계획은 있는가?
A: 조만간 진행할 일본 소프트런칭이 기점이 될 듯하다. 실제로 국내에서 성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일본식의 독특한 게임을 찾던 해외 퍼블리셔가 접근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게임의 안정성을 본 뒤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하기로 했다. 현재 확정된 것은 대만과 홍콩, 동남아 일부 국가 이다. 중국의 경우 논의가 되기는 했지만, 사드 문제 때문에...(웃음) 일단 보류 중이지만 업데이트를 열심히 준비하면서 진행할 예정이다.

Q: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의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지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A: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현재 온라인게임 시장도 두 개 게임이 PC방 순위를 60% 가까이 점유하고 있지 않나? 게임 시장이 발전되면서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가능성이 있는 것은 게이머들은 항상 새로운 재미를 찾아 나선다는 것이다. 시장의 성공 요소를 담는 동시에 독특한 게임을 선보인다면 게이머들이 반응해준다고 생각한다. 아직 모바일게임 시장은 의미있는 도전 요소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Q: 향후 업데이트될 게임의 콘텐츠 방향이 궁금하다.
A: 기본적인 게임 콘텐츠와 안정성은 검증되어 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처음부터 목표로 했던 같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중점으로 전세계 게이머들이 함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중점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로드오브다이스(출처=게임동아)
로드오브다이스(출처=게임동아)

Q: 개발과 서비스 그리고 업데이트까지 동시에 진행 중이다. 힘들지는 않나?
A: 개발자들이 정말로 힘들어 하는 것은 진짜 어렵게 어렵게 만들었는데 게이머들이 재미없어할 때다.(웃음) 게이머들이 게임을 즐겨 주시니 끝까지 가는 것이다. 엔젤게임즈를 만들때부터 가고 싶었던 길을 걸으며 게임을 선보였고, 이 게임을 게이머들이 즐겁게 하고 있으니 개발자들도 일을 즐기고 있는 중이다.

Q: e스포츠 리그를 경험한 선수로써 '로드 오브 다이스'의 e스포츠 리그도 꿈꾸고 있나?
A: 물론이다. 회사를 처음 창립할 때부터 꿈꿨던 로망이었다. 언젠가 꼭 도전해 보고 싶다.

Q: 게이머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A: 긴 시간 준비를 하고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서비스를 진행했는데 매우 많이 즐겨 주시고 공식 카페에서도 많이 응원해 주시니 개발자들이 용기와 자신감을 얻고 있다. 빠른 시간 안에 직접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이벤트 대회도 열 예정이다. 앞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많이 기대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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