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준의 게임히스토리] 100조 시장으로 성장한 모바일게임, '그 선조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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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0월 24일 19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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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시장은 이미 국내를 넘어 세계 게임시장을 좌우하고 있을 정도로 급격히 성장하는 중이다.

전문 리서치 업체 '뉴쥬'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은 996억 달러(한화 약 112조 6,794억 원)로 추산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1,065억 달러(한화 약 120조 5,047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을 만큼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게임(자료출처-게임동아)
스마트폰 게임(자료출처-게임동아)


또한, 2020년을 기점으로 현재 게임 플랫폼 1위를 기록 중인 콘솔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그 가파른 성장에 눈길을 돌린 거대 게임사들이 앞다투어 모바일게임을 출시하는 등 2010년 이후 게임계는 모바일게임을 중심으로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급격한 성장을 기록해 '모바일게임=스마트폰으로 즐기는 게임'이라는 공식이 성립된 지금이지만 사실 전화 통화라는 제 역할에 충실했던 휴대폰 즉 '피처폰'으로 불리는 기기가 등장했을 때부터 모바일게임은 꾸준히 등장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전화기로 게임을 한다는 당시로써는 이단(?)과도 같은 생각을 처음으로 현실화 시킨 게임은 무엇일까? 그 시작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좌우하는 미국, 한국이나 과거 노키아 제국이 있었던 핀란드가 아닌 북유럽의 숨은 강국 덴마크에서 시작됐다.

하게누크 이미지(사진출처-게임동아)
하게누크 이미지(사진출처-게임동아)


독일의 전자제품 제조사인 하게누크(Hagenuk)는 1994년 자사의 휴대폰 모델인 'Hagenuk MT-2000'에 '테트리스'게임을 탑재했는데 이는 세계 최초로 휴대폰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기록됐다. 모바일게임의 첫 작품 역시 세계 게임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한 '테트리스'에서 시작된 셈이다.

타일을 움직이는 버튼과 이를 표현하는 브라운관 만이 필요했던 '테트리스'는 버튼과 조그마한 화면이 존재했던 당시 휴대폰 화면의 크기와 버튼 입력 방식 등을 고려했을 때 첫 모바일게임이 되기에 적합했던 게임이었다.

모바일 테트리스(자료출처- 더 가디언)
모바일 테트리스(자료출처- 더 가디언)


이렇듯 휴대폰에 게임을 작동시킨다는 개념을 최초로 구현한 'Hagenuk MT-2000' 이후 3년 뒤 더욱 발전된 휴대폰 게임이 등장한다. 바로 한때 세계 휴대폰 시장 1위를 기록하며 제국을 세웠던 노키아에서 선보인 스네이크'가 그 주인공. 1990년대 당시 휴대폰 시장은 각종 기능을 집어넣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시기였다. 음성으로 전화를 걸거나, 바닥에 떨어져도 작동하는 등 지금 보면 당연하게 여기는 기능들이 하나씩 등장하던 시기가 바로 이때였다.
1997년부터 노키아의 휴대폰 일부 모델에 탑재된 '스네이크'는 화면에 나타나는 픽셀을 먹으면 먹을수록 길어지고 자신의 몸에 부딪히거나 화면 끝에 부딪히면 종료되는 게임으로 국내에서도 PC나 휴대용 게임기 등을 통해서 '뱀꼬리게임', '피자지렁이'등의 이름으로 알려진바 있다.

노키아의 '스네이크'가 처음 탑재된 제품은 Nokia 6110으로 당시 노키아의 디자인 엔지니어인 타넬리 아르만토(Taneli Armanto)가 게임을 프로그래밍을 맡았다. '스네이크'는 이후에도 '스네이크2', '스네이크EX', '스네이크3' 등의 작품이 지속적으로 선보여졌으며, '스네이크'가 탑재된 휴대폰은 전세계적으로 3억 5,000만대 이상 팔려나갔다.

노키아 스네이크(사진출처-게임동아)
노키아 스네이크(사진출처-게임동아)


'스네이크'가 가진 몇 가지 더 재미있는 사실은 이 게임이 세계 최초로 멀티 대전을 지원한 모바일 게임이라는 것과 현재도 노키아에서 출시되는 스마트폰을 통해 최신 버전을 즐길 수 있다는 것. 물론 이것에는 전재조건이 있는데 첫 번째는 노키아 핸드폰을 구매해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 조건은 이 핸드폰을 개통시켜 줄 수 있는 통신사를 찾는 것이다.(해외 유심칩으로 핸드폰을 사용하며 해외 로밍 요금제를 사용하는 방법도...)

이러한 '스네이크' 게임은 이후 등장한 많은 폰들에 영향을 주어 액션, 퍼즐, 어드벤처 등의 장르의 게임이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많은 이들이 추억하는 명작 게임 '놈', '물가에 돌튕기기', '미니게임천국' 등이 등장하는 결과를 낳았다.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든 지금에는 아재들이나 즐겼던 옛날 게임 취급을 받고 있지만 말이다.

테트리스, 스네이크 등 이미 다른 곳에 등장한 바 있는 게임을 새로운 플랫폼에 적용시킨 것에 불과하던 모바일게임 시장은 20년 만에 100조대 시장으로 성장하며, 세계 유수의 게임사들이 모두 이 시장에 뛰어들 만큼 현재 게임 기종 중 중 가장 막강한 파워를 지닌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흑백의 화면에서 시작되어 현재 예술의 한 장르로까지 편입된 영화처럼, 휴대폰에서 전화 외에도 다른 것을 할 수 있다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 시작된 모바일게임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발전하고, 모바일게임과 같은 새로운 플랫폼이 탄생할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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