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실적 나쁘다고 스마트폰 포기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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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성장동력으로 미래 준비” 스마트폰 사업 성공의지 밝혀
세탁기 등 가전으로 성공신화… IT-사물인터넷 등 새 분야 도전

 “스마트폰 사업은 당장 실적이 나쁘다고 포기할 사업이 아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사진)이 6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7’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마트폰 사업은 반드시 ‘턴어라운드(수익성 개선)’를 해야 한다”며 앞으로 MC사업본부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 CEO 데뷔 자리서 “스마트폰 사업 정상화”

 이날은 조 부회장의 ‘최고경영자(CEO) 데뷔 무대’였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 LG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국내 10대 기업(공정거래위원회 기준) 임원 중 고졸 출신으로는 처음 부회장이 됐다. CEO 자리에도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10∼12월)에 LG전자가 6년 만에 분기 영업적자를 내고, MC사업본부도 연간 1조 원 이상 영업적자가 나는 등 악화된 실적 탓에 간담회는 비교적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해 3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침체의 늪에 빠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조 부회장은 “스마트폰은 가전의 복합화 및 스마트화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군”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인 미래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가전제품, 로봇 등과 사람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할 것인 만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표시한 것이다.

 사업 성공 전략으로는 ‘속도’보다는 ‘질’에 초첨을 맞춘 경쟁력 강화를 내세웠다. 서두르다가 이도저도 아닌 제품을 내기보다는 늦더라도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내겠다는 뜻이다. LG전자는 2월 스페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Mobile World Congress)에서 MC사업본부 명운을 좌우할 프리미엄 스마트폰 ‘G6’를 공개한다.

○ B2B, 프리미엄, IoT가 LG전자의 미래

 조 부회장이 밝힌 LG전자의 미래 성장 동력은 △B2B(기업 간 거래) 비중 확대 △프리미엄 제품군 집중 △로봇 및 사물인터넷(IoT) 사업 육성이다.

 우선 완제품뿐 아니라 부품 사업을 적극 육성해 B2B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균형을 맞춘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 ‘프리미엄’도 LG전자 전 사업 영역의 핵심 키워드가 된다. 조 부회장은 H&A사업본부장(사장) 시절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를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대열에 빠르게 올려놓았다. H&A사업본부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9% 안팎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LG전자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조 부회장은 “1등 DNA를 LG전자 전 사업에 이식해 LG 브랜드를 일등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로봇 사업도 미래 사업의 한 축으로 육성한다. LG전자는 여러 조직으로 분산돼 있던 IoT 역량을 통합해 ‘H&A스마트솔루션BD’를 신설, 가정용 생활로봇과 공공서비스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5일(현지 시간) LG그룹 구본준 부회장과 CES 2017 전시장 곳곳을 다녔다. ‘세탁기 박사’로 통하던 조 부회장이 이제는 VC(Vehicle Components·자동차부품), 태양광 모듈 관련 에너지 사업 등의 주요 의사결정도 내려야 하는 만큼 사업 전반을 두루 살핀다는 의미다. 조 부회장은 “구 부회장과 모바일, 자동차, 에너지 등 각 사업의 글로벌 시장 환경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이날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가 CES 2017 공식 어워드 파트너인 ‘엔가젯(Engadget)’이 수여하는 ‘최고상(Best of the Best)’을 받았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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