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 "디자인/콘텐츠 아이디어를 현실로" 최종오디션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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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7월 9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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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안수영 기자] 청년 창업과 일자리 창출이 이슈가 되는 요즘, 정부기관 및 기업에서는 다양한 창업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공모전을 통해 양질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창업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상당수의 창업 공모전이 당선자를 선정하는 1회성 행사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수상 결과를 창업으로 이끌어내겠다고 한 공모전도 상금과 몇 번의 세미나를 제공한 뒤에는 흐지부지 마무리되는 경우가 흔하다.

최근 열리는 창업 공모전들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실질적인 창업과 제품 생산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내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제1회 경기북부 제조기업과 함께하는 디자인/콘텐츠 아이디어&상품화 공모전/제작지원 사업'이다.


이 공모전은 경기도와 의정부시가 디자인/콘텐츠 분야 예비창업자 및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개최한 사업이다. 디자인 및 콘텐츠 분야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경기북부 소재 강소 제조기업들과 공동창작 지원 협약을 체결해 아이디어를 실제 상품화, 유통한다는 프로젝트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제조 기술이나 제품 생산, 유통 판로나 경험이 없어 아이디어를 현실화하지 못했던 예비창업자들이 제조기업들과 협업해, 생각을 실현하고 판매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공모전은 감성 조명, 실리콘을 활용한 생활용품, 보드게임, 디자인 가구 등 4개 분야로 진행됐다. 4개 분야에서 공모전을 진행하는 만큼, 필룩스(조명), 코리아보드게임즈(보드게임), 심플라인(가구), 위코홀딩스(생활용품) 등의 강소 제조기업들이 참여했다. 그리고 지난 6월 27일까지 총 76건의 아이디어를 접수했다. 접수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단순 아이디어가 아닌 실제 상품화를 위한 아이디어가 접수돼 질적인 측면이 높았다. 그리고 지난 8일, 우수 아이디어를 최종 선발하는 오디션이 개최됐다. 과연 실제 상품화가 진행될 아이디어는 과연 무엇인지 오디션 현장을 방문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반짝반짝', 제조기업과 협업해 상품화 실현한다

이번 최종 오디션까지 오른 팀은 총 5개로, 실제 상품화가 가능하면서도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조명 분야에서는 실내외 날씨를 알려주는 IoT 조명, 3D 프린팅 조명사진 액자가 등장했다. 실리콘 분야에서는 반찬 뚜껑에 집게 형태를 접목한 그릇이, 보드게임 분야에서는 경기도의 문화재를 찾는 추리 게임이, 디자인 가구 분야에서는 알루미늄으로 디자인한 머플체어 등이 공개됐다.

가장 먼저 발표를 한 루미프렌즈 팀은 실내외 날씨를 알려주는 IoT 캐릭터 조명 '루미프렌즈'를 선보였다. 루미프렌즈는 매일 아침 알람을 통해 조명을 밝혀준다. 사용자는 조명을 통해 잠을 깨고, 모바일 앱을 통해 재미있는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다. 루미프렌즈가 알려주는 날씨에 맞는 옷과 준비물을 쉽고 빠르게 챙길 수 있다. 루미프렌즈는 조명과 모바일 앱이 연동해 날씨와 실내 온도/습도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정부 3.0을 기반으로 미세먼지 농도와 공기 상태에 대한 정보도 전달한다. 예를 들어 조명 색깔이 노란색이면 햇빛이 밝은 날이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날씨 콘셉트의 아기자기한 캐릭터도 돋보였다.


베네토리 팀은 3D 프린팅 조명 사진 액자를 선보였다. 베네토리 팀은 "사진을 의미 있게 간직하고 감상하는 방법을 생각했고, 이에 사진을 3D 프린팅을 이용한 입체 조명 박스로 만들어 추억을 간직하도록 했다"라고 밝혔다. 일반 사진 이미지를 3D로 변환한 뒤 이를 3D 프린팅으로 출력하고, 조명을 통해 사진으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3D 프린팅 사진을 삽입하고 LED 조명을 비추면 독특한 액자가 완성된다. 베네토리 팀은 "이러한 기술은 캔들워머(할로겐 램프의 열을 이용한 향초)로 활용될 수도 있고, 3D 입체사진 만들기 카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생활용품 부문에서는 에이드 팀이 실리콘 뚜껑을 집게처럼 활용할 수 있는 반찬 그릇을 선보였다. 보통 식탁을 차릴 때 반찬통에 담겨 있는 여러 음식들을 그릇에 덜어내는데, 이 때 하나의 젓가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할 경우, 젓가락의 이물질이 음식에 유입돼 맛이 변하거나, 음식의 부패가 빨리 진행될 수 있다. 에이드 팀은 '각각의 반찬통 뚜껑을 집게처럼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에 실리콘 반찬 뚜껑에 손가락을 넣어 집게처럼 음식을 집을 수 있도록 한 '니픽'이라는 반찬 뚜껑과 그릇을 개발했다. 에이드 측은 "이를 이용하면 젓가락이 필요 없고, 반찬을 더욱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보드게임 부문에서는 김대현 씨가 '도굴꾼을 잡아라!'라는 추리 보드게임을 선보였다. 최근 보드게임 분야에서는 추리 장르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그는 추리 보드게임인 '클루'를 모티브로 새로운 게임을 창작했다. 이 게임은 수사관과 도굴꾼으로 팀을 나누어 대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모든 플레이어가 같은 답을 맞춰야 하는 클루보다 긴장감을 높였다. 또한, 게임 카드에는 실존하는 경기도의 유형문화재 보물들의 장소와 보물 명칭들이 기록돼, 경기도에 있는 보물들에 대한 지식도 쌓을 수 있다.


디자인 가구 분야에서는 전병휘 씨가 '머플 체어'라는 알루미늄 의자를 선보였다. 이 의자는 탄성이 있는 알루미늄을 사용해 디자인이 독특하고, 앉았을 때 편안하다. 하중은 약 200kg 이상을 견디며, 알루미늄의 끝부분에는 고무 패킹을 덧대 안전을 고려했다. 무게는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정도이며, 여러 의자를 겹쳐서 쌓을 수도 있다. 또한 알루미늄 조각을 덧붙인 디자인이기 때문에 일부분이 파손됐을 때 부품 교체가 가능하며, 색상도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다. 전 씨는 "의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가구로 확장할 수 있다. 향후 피막 처리를 통해 스크래치나 녹을 방지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최종 오디션에는 전문가 심사위원과 협력기업 실무담당 등 9명이 본 심사위원으로 참여했으며, 관객 심사위원으로 북부경기문화창조허브 지원사업에 선정된 예비창업자 및 입주사, 문화창업플래너 등 31명이 참여해 공정성을 더했다. 심사위원들은 주로 고객이 느끼는 가치가 무엇인지, 이 제품을 왜 사야 하는지, 가격 측면에서 현실성이 있는지 등을 날카롭게 질문했다.

이날 행사에서 경기콘텐츠진흥원 곽봉군 원장은 "이번 공모전은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처음 연 행사다.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의 생각을 뛰어넘는 아이디어가 출품돼 인상 깊었으며, 최종 오디션에 참석한 분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을 응원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경기도의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라고 행사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최종 오디션에서 대상은 독특한 디자인의 머플 체어를 발표한 전병휘 씨가 차지했다. 최우수상은 IoT 조명을 발표한 루미프렌즈가, 우수상은 반찬뚜껑 니픽을 개발한 에이드가 거머쥐었다. 보드게임을 발표한 김대현 씨와 3D 프린팅 조명 액자를 만든 베네토리 팀은 장려상을 받았다. 대상은 상금 500만 원, 최우수상은 300만 원, 우수상은 200만 원, 장려상은 1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대상을 차지한 전병휘 씨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큰 상을 주셔서 너무나 놀랍고 감사하다. 큰 상을 받은 것은 앞으로 더욱 정진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고 더 좋은 디자인 브랜드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상금은 브랜딩과 제품을 생산하는 데 쓸 예정이다.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는 형이 요식업 가게를 운영하는데, 가구 디자이너로서 도와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떠올리게 됐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제1회 경기북부 제조기업과 함께하는 디자인/콘텐츠 아이디어&상품화 공모전/제작지원 사업'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제 트랙 1이 끝났을 뿐이다. 트랙 1은 양질의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과정이었다. 앞으로의 트랙 2는 경기 북부에 소재한 제조기업들과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자들이 협업해, 최종 오디션에서 나왔던 디자인 및 콘텐츠를 실제 상품으로 제작하는 것이다. 제조기업들은 창업자에게 제작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제작, 생산, 상품화 및 유통 단계에서 협업해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가 작업 공간 및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더불어 상품을 만들기 위한 제작비도 지원된다.

이번 공모전은 그 동안 실제 개발이나 창업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하고, 역량 있는 제조기업과 창업자들이 상호 협력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번 공모전에서 당선된 이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디어가 실제 시장에서 그 모습을 당당히 드러내고 상품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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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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