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쥐 사이에서 건강한 새끼 태어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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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연구진, 포유류 단성생식 첫 성공
DNA 반만 지닌 생식세포 만든후 ‘각인유전자’ 제거, 대리모 난자에 주입
210개 배아서 29마리 새끼 출산… 일부는 성장해서 3세대 낳아

중국이 암컷끼리 또는 수컷끼리 생식세포를 결합해 건강한 새끼를 태어나게 하는 쥐 실험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포유류에서 단성생식이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부 새끼 쥐는 성체로 자라 정상적으로 번식까지 했다. 동성의 부모로부터 인위적으로 자손이 태어나게 할 수 있음을 보인 연구로 평가된다.

리웨이, 저우치 중국과학원 동물학연구소 줄기세포생식생물학국가중점실험실 교수팀은 일반적인 포유류에 비해 DNA를 반만 지닌 일종의 ‘반쪽’ 생식세포를 만들었다. 원래 DNA는 매우 가늘고 긴 실 모양을 하고 있는데, 세포 안에서는 마치 실패에 감겨 있듯 몇 개의 꾸러미(염색체)로 묶여 있다. 이 염색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치 거울을 비춘 것처럼 비슷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이 염색체를 반으로 나눈 것이 ‘반수체’이다.

리 교수팀은 이렇게 만든 암컷 또는 수컷 쥐의 반수체 배아줄기세포를 준비한 뒤, 각각의 생식세포에서 부모한테 받은 유전자 중 어떤 유전자를 발현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각인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없앴다.

예를 들어 키가 큰 엄마와 작은 아빠가 있다면 키를 크게 하거나 작게 하는 유전자가 자식에게 다 있을 수 있지만, 이 가운데 누구의 유전자가 작동할 것인지는 바로 이 각인유전자의 결정에 달렸다.

연구팀은 각인유전자를 없앤 암컷 쥐 반수체 배아줄기세포를 두 개 준비해 이를 대리모 쥐의 난자에 주입했다. 그 결과 210개의 배아에서 모두 29마리의 건강한 쥐(암컷의 X염색체만 받았기 때문에 암컷만 생긴다)가 태어나게 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정상적으로 자라 다시 새끼(3세대)도 낳았다. 연구팀은 비슷한 방법으로 수컷에서도 단성생식에 성공했다.

김장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연구센터장은 “이 방법을 이용하면 새로운 유전적 특징(형질)을 지닌 실험동물을 교배 없이 빠르게 만들 수 있어 생명공학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중국#단성생식#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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