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인정하는 제품만 만들겠다, 데이비드테크 김진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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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6월 20일 11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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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부담 없이 구매해서 자주 쓰지만, 대기업에서는 흔히 취급하지 않는 생활용 IT 기기가 많다. 여름에 자주 사용하는 탁상용 선풍기나 휴대용 선풍기 같은 물건을 예로 들 수 있고, 미니 가습기나 공기청정기 같은 제품도 있다. 보급형 블루투스 음향 기기 셀카봉 같은 제품 역시 이러한 맥락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활 IT 기기(출처=IT동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활 IT 기기(출처=IT동아)

그런데, 이러한 제품은 누가 만들까? 대부분 해외에서 저렴한 물건을 국내 소규모 유통사가 수입해 판매하거나 OEM/ODM 등으로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런 제품은 경우에 따라서는 기대 이하의 성능을 내기도 한다. 쉽게 말해 몇 번 사용하다 고장나 돈만 날린 셈이다. 이 때문에 제품을 살 때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이러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마진을 낮추더라도 조금 더 쓸만한 물건을 만들고, 소비자가 '돈을 쓴' 목적을 이룰 수 있게 하려는 기업도 많다. 엔보우 브랜드로 여러 IT 주변기기를 선보이는 데이비드테크 역시 이러한 기업 중 하나다.

데이비드테크 김진관 대표는 "엔보우 브랜드는 중저가 생활 IT 제품을 중심으로 20~30대 젊은이에게 가성비 높고 쓸만한 물건을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에 만든 브랜드다. 이런 이유에서 마진이 적더라도 조금 더 나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실 오래 전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먹고 사는 것이 중요해서 마진을 중시하기도 했지만, 회사가 어느 정도 기반을 잡게 되니 소비자가 인정해주는 제품을 판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테크 김진관 대표(출처=IT동아)
데이비드테크 김진관 대표(출처=IT동아)

데이비드테크는 IMF가 끝날 즈음 국내에 벤처 기업 열풍이 불던 시절 창업했다. 당시 사회 분위기는 젊은이의 도전에 대한 요구가 많았으며, 이러한 창업에 대해 국가적인 지원도 있었다. 처음 창업했을 때는 USB 메모리를 수입 유통하고, 직접 제작도 했다. 이 때문에 USB 제조사로 아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블루투스 스피커, 이어폰, 휴대용 선풍기 등 여러 사람이 좋아하고, 유행할 만한 제품으로 바꿔가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지만, 고급 제품에서나 볼 수 있는 기능과 음질을 갖춘 블루투스 스피커, 가성비 좋은 미니 가습기, 작은 공간을 위한 미니 공기청정기 등 주변에 놓고 사용할 만한, 접근성이 좋은 제품을 판매한다.

엔보우 노블 K70 블루투스 스피커(출처=IT동아)
엔보우 노블 K70 블루투스 스피커(출처=IT동아)

데이비드테크의 설명에 따르면 제품을 생산하거나 디자인한 제품을 위탁 생산할 때도 '싼 게 비지떡'인 제품은 선택하지 않는다. 같은 만 원을 쓰더라도 소비자가 쓰려는 목적에 맞게 제대로 쓸 수 있는 제품만 팔겠다는 설명이다. 또,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AS 등 요청에 대한 응답도 가능한한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김대표는 "사실 중소기업은 사업 규모를 키우거나, 대기업 같은 제품을 만들기도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소비자가 엔보우라는 브랜드를 봤을 때 '쓸만한 제품이다, 양심있는 기업이다'라고 느꼈으면 한다. 최근 출시한 소형 공기청정기의 경우 제품의 마진이 적고 가격이 비싸다는 내부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제품 출시 이후 오픈 마켓 리뷰에서 좋은 반응이 나왔고, 정말 기분이 좋았다. 이런 반응이 사업을 계속 하는 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엔보우 퓨어에이지 미니 공기 청정기(출처=IT동아)
엔보우 퓨어에이지 미니 공기 청정기(출처=IT동아)

이런 운영 방침 덕분인지, 과거 서울시우수기업브랜드(하이서울)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이서울은 서울시에 있는 우수 중소기업을 발굴해 경쟁력 있는 강소기업으로 육성하는 사업으로,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또, 규모가 작은 기업이지만, 지역의 젊은이를 우선 채용하는 등 지역사회를 위한 작은 공헌도 하고 있다.

김진관 대표는 "사실 사업에는 멋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달려있다. 처음에는 처자식을 먹여 살리겠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나 혼자만의 사업이 아니다. 지역 주민을 채용하고, 지역 주민과 소통하는 등 사회에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는 결국 제품으로 평가한다. 국내 한 가습기 벤처 기업은 10여년 전 출시한 디자인을 거의 바꾸지 않고 출시하는 곳도 있다. 그런데 이 가습기가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져 가을/겨울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 브랜드도 이러한 제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IT 업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어떤 제품이 잘 팔리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때문에 생활 IT 기기 중에서도 가성비가 높고, 소비자에게 꼭 필요하지만, 아직 시장에 제대로 등장하지 않은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쟁력을 갖추고 싶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IT전문 이상우 기자 ls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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