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전자파 잡아내 전기로 바꿔 스마트폰 충전한다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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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 ‘센서’ 주목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전자기기에서는 자기장이 발생한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이용하면 자기장으로 작은 센서에 필요한 전기를 만들 수 있다. 재료연구소 제공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전자기기에서는 자기장이 발생한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이용하면 자기장으로 작은 센서에 필요한 전기를 만들 수 있다. 재료연구소 제공
‘전선 주변에 발생하는 미세한 자기장을 감지해 스마트폰을 충전한다. 물질을 분자 단위로 ‘센싱(sensing)’해 숨겨진 마약이나 생화학테러 물질을 찾아낸다.’

센서의 발달에 따라 조만간 현실이 될 수 있는 상황들이다. 인간이 눈과 귀, 코와 혀, 피부로 오감을 느끼듯, 기계는 센서로 사람처럼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더 나아가 인간은 감지할 수 없는 자기장이나 미세한 성분까지 분자 단위로 찾아내는 센서 소재 개발이 한창이다. 질병 진단이나 유해물질 검출, 전원 공급 등에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4차 산업혁명과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이 같은 센서 기술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일상의 사물들이 직접 데이터를 만들고 다른 사물과 주고받으며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10년 안에 세계적으로 1조 개 이상의 센서가 설치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의 기본 인프라가 될 센서의 활용도와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미세한 변화까지 감지하게 하는 센서 성능 개선이 우선 관심사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재료연구소(소장 김해두)는 나노금속의 공명 현상을 이용해 분자의 광 신호를 수백만 배 증폭시키는 분자검출 기판 소재를 개발했다. 미세먼지 측정이나 생화학무기 테러 예방, 마약 검사 등에 활용 가능하다.

수ppb(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 수준의 미량 성분이나, 미각 및 후각처럼 데이터화하기 어려운 정보까지 찾아낸다는 목표다. 물질의 구성 요소인 분자 자체를 검지하는 고성능 센서로 각종 유해물질이나 질병 징후를 걸러낼 수 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은 단백질을 활용해 센서 안 감지 소재의 성능을 높이는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어떤 병에 걸렸을 경우 환자의 숨 속에 나타나는 표지 가스(바이오 마커)를 감지할 수 있다.

센서에 대한 안정적 전력 공급도 과제다. 재료연구소는 전선 주변에 미세하게 발생하는 자기장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지능형 복합 소재를 개발했다. 소재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최소화해 작은 센서 정도는 안정적으로 전원을 공급할 수 있게 했다.

일상 환경에서 조금씩 발견되는 열, 진동, 전자파 등을 전원으로 바꾸는 ‘에너지 하베스팅’의 일환이다. 재료연구소 류정호 금속재료연구부 책임연구원은 “스마트폰 충전은 물론 드론 체공 시간을 늘려줄 보조 전력 공급원으로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사물뿐 아니라 사람의 정보를 효과적으로 수집하기 위한 센서 소재도 개발되고 있다. 재료연구소는 탄소나노튜브나 그래핀 같은 탄소 나노물질 기반의 다공체로 유기 반도체 나노섬유를 개발하고 있다. DGIST 이성원 교수 연구팀은 땀과 산소를 잘 투과해 몸에 간편하게 붙일 수 있는 전자피부 소재를 개발했다. 이들 기기는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의 효용을 높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오가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solea@donga.com
#4차 산업혁명#센서의 발달#센싱#에너지 하베스팅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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