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비건 핵협상에 신예 김혁철 내세운 이유는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20일 19시 42분


코멘트

로이터 “김정일·김일성 보좌한 고위 관리 대거 숙청”

북한과 미국 실무대표인 김혁철과 스티브 비건  © News1
북한과 미국 실무대표인 김혁철과 스티브 비건 © News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핵협상에 베테랑 외교관 대신 그간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김혁철을 선봉에 내세우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고위 외교관들의 잇단 망명으로 기존 인사를 믿을 수 없게 되자 베테랑을 숙청하고 충성도 높은 젊은 신예를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김정일과 김일성을 보좌했던 원로들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소외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최근 고위 외교관들의 잇단 망명 및 간첩 혐의로 김정은 위원장의 신임이 훼손됐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북미 회담 준비 과정에서 고위 외교관을 대거 숙청하고 새 젊은 자문위원으로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숙청 당한 고위 관리들은 젊은 측근과 충성파로 채워졌다.

이는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와 조송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 등 고위 외교관들이 잇달아 망명한 데다, 한성렬 전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이 ‘미제 스파이’ 혐의로 숙청되면서 김 위원장의 신임이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특히 1차 북미 회담을 주도했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대신, 신예 김혁철을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의 실무회담 대표로 임명하면서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 정부 관리는 로이터에 “북한의 많은 외교관이 부유한 자본주의 국가들에서의 경험 탓에 이념적 충성을 의심받고 있다”며 “김혁철도 직업 외교관이기는 하지만 충성 테스트를 통과해 북미 협상의 포인트맨이 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혁철은 지난 2017년 북한의 핵실험으로 추방됐던 전 스페인 대사로, 귀국 이후 북한 최고 통치기구인 국무위원회에서 근무해 왔다. 김혁철의 정확한 나이는 알려지지 않았다. 4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데 태영호 전 공사의 망명과 조성길 전 대사의 실종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 회담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충성도 높은 신진급 외교관을 임명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태영호 전 공사는 19일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김혁철을 임명함으로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우리 둘 사이에 아무도 없다’는 인상을 주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김정은과 직접 이야기하고 참모들에게 귀를 닫게 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