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단속 나선 美, 유엔 국제민간항공기구-北 항공 협력 저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8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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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북한 영공을 외국 항공사에 개방하는 등 개선 방안을 추진했으나 미국이 저지했다고 로이터가 18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런 조치가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구체적인 핵무기 및 미사일 폐기를 약속하려는 미국의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대북 제재 압박 수위를 유지해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로이터는 “미국은 북한이 보상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하기 전에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사용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ICAO는 남북한을 가로지르는 새 항공로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현재 전 세계 항공기들은 미사일 발사 등을 피하기 위해 북한 영공을 통과하지 못하고 더 긴 항로로 우회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영공을 통과할 수 있게 되면 아시아와 유럽, 북미 등을 운항하는 항공기의 연료와 시간을 아낄 수 있다. 북한도 영공 통과료 등을 받을 수 있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 ICAO는 북한의 민간항공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조종사 훈련을 지원했고 북한도 ICAO에 미국의 항공지도에 접근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북한은 지난해 2월 한국에 ICAO 방콕 지역사무소를 통해 항로를 연결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고 같은 해 5월에는 ICAO 담당자들 북한에 들어가 항공 안전을 점검했다.

CAPA 항공연구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 중국, 러시아 등 해외를 오가는 민항기 좌석은 고려항공과 에어차이나 등을 모두 합해도 연간 20만 석 이하에 불과하다. 북한 여행에 대한 제재가 완화되면 남한 이산가족 등의 관광으로 북한의 관광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CAPA는 북한의 항공 제재가 완화되면 대한한공과 아시아나 등 국내 항공사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국내 저가항공사도 충분히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 국적기인 고려항공의 자산을 동결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안보리 회원국의 협상에서 무산됐다. 이런 상황에서 로이터는 남북관계가 빠르게 호전되자 미국 관료들은 구체적인 북한의 비핵화 움직임이 없이 지나치게 빨리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로이터는 “미국이 인도적인 측면에 대북 원조를 허가하는 것은 미국이 전혀 양보하지 않는다고 하는 한국의 입장을 수용한 것일뿐이다. 미국은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서 어떤 진적이 없다면 경제 제재 완화는 없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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