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예정없던 다른 미군묘지만 ‘뒤늦은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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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12일 11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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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로데스 “오바마, 일정 때도 비 변수는 있었다”
英 솜스 “트럼프, 경외를 표하는데 날씨도 못이겨”

트럼프 대통령의 참배 취소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모습과 비교하며 비꼬는 트윗 © News1
트럼프 대통령의 참배 취소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모습과 비교하며 비꼬는 트윗 © News1
날씨 탓으로 미군묘지를 방문하지 못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날인 11일(현지시간) 다른 미군묘지를 참배했다.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10일) 파리 인근에 있는 엔-마른 미군묘지를 참배할 예정이었다.

엔-마른은 파리에서 약 80km 떨어진 곳으로 1918년 미군과 프랑스군이 연합해 독일군을 격퇴한 지역으로 이 전투에서 1800여명의 미군이 목숨을 잃었으며, 미군묘지에는 약 2300명의 미군이 묻혀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오찬 후 비가 내리자 안전을 고려해 참배 일정을 취소한 후 프랑스 주재 미국 대사관에 머물렀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존 켈리 비서실장을 비롯한 대표단을 보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태도는 곧바로 목숨을 바친 미군들에 대한 경외심 부족이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의 태도와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는 점에서 비판도 더욱 거셌다.

마크롱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같은 날 비가 오는 와중에도 1차 대전의 휴전협정이 체결된 콩피에뉴 숲을 찾아 양국 간 평화와 화합을 다짐했던 것.

존 케리 전 미 국무장관은 “날씨가 트럼프 대통령을 막지 말았어야 했다”며 비꼬았다.

케리 전 국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비로 인해 참배하지 않았다고?”라고 적은 뒤 “트럼프 대통령이 경외심을 표하지 않은 참전 용사들은 자유를 위해 비와 진흙과 눈을 맞으면서 싸우다 참호속에서 전사했다”고 비판했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외손자인 니콜라스 솜스 영국 하원의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미군은 적을 향한 채 전사했는데 한심하고 무능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사자들에게 경외를 표하기 위해 날씨도 이겨내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맡았던 벤 로데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8년 동안 오바마 대통령의 일정을 짜왔다”며 “비에 대한 변수는 항상 있었다”며 날씨로 인해 참배하지 못했다는 백악관의 변명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치 평론가인 데이비드 프럼 자신의 트위터에 “이러한 중요한 기념식에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100년 전 오늘 프랑스에서 자신의 목숨을 바친 미국인들에 경외심을 보내기 보다 호텔에서 TV를 시청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소셜미디어에서는 비속에서도 일정을 강행한 오바마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 취소를 비교하며 비꼬는 내용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11일) 1차 대전 종전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엔-마른이 아닌 파리 근교에 있는 쉬렌 미군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가족과 국가, 신과 자유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영웅들을 추모한다. 그들이 지킨 평화와 문명을 지키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이날 참배 일정이 전날 비판 여론을 의식해 갑작스럽게 추가된 일정인지 원래 예정된 일정인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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