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SNS 이용해 미국인에 사기 치기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WSJ, 中서 활동하는 공작원 보도
유령회사 만들고 메신저로 구인… 게임 등 개발시킨 뒤 돈 가로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의 제재로 외화 수입이 줄어든 북한이 미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실체가 불분명한 회사를 내세워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북한의 이 같은 행적은 중국 선양(瀋陽)에서 활동하는 기업인 ‘리광원’을 통해 드러났다. 리광원이 운영하는 기업은 SNS에 계정을 만들고 ‘업워크’ 등 미국의 구직사이트를 통해 외부 프로그래머들을 고용했다. 미국의 기업용 메신저 ‘슬랙’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고 미국 전자상거래 결제기업 ‘페이팔’을 이용해 거래하는 방식으로 국제사회의 감시망을 피했다. 이 기업은 프로그래머들이 개발한 모바일 게임, 애플리케이션 등을 팔아 돈을 벌었다. 프로그래머들에게 임금은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WSJ는 리광원이 선양 지역에서 활동하는 북한의 핵심 인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의 활동을 추적해 온 전문가는 WSJ에 북한이 이 같은 수법으로 수백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광원의 존재는 지난해 2월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WSJ는 당시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됐다가 추방된 한 북한 요원의 컴퓨터와 휴대전화에서 리광원의 이메일과 중국 전화번호를 찾았냈다. 이를 인터넷에서 검색하자 50개 이상의 가짜 SNS 계정과 웹사이트가 나타났다. WSJ는 이 북한 요원과 리광원이 북한 방언을 사용해 대화를 나눴고 리광원의 중국 번호로 전화를 걸자 한 남성이 한국인 억양의 중국어로 자신을 리광원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sns 이용#미국인에 사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