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北 집단안전보장 바람직… 김정은 연내 방러 기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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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만의 안전보장보다 적절”, 러 에너지장관 “北에 전력 공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러시아 방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은 12일(현지 시간)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전체회의에서 “우리는 김 위원장을 초청했다”며 “그는 편리한 시간에 아무 때나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정권 수립일(9·9절) 70주년을 맞아 평양을 방문했던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은 러시아를 방문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올해 안에 방문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올해 두 차례 중국을 방문한 것 외에 다른 국가를 방문한 적이 없다. 아버지 김정일은 2011년 8월 러시아를 방문했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북한에 우호적인 과거 사회주의 국가 동맹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동시에 국제사회에 북한이 고립된 국가가 아님을 과시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또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집단으로 안전 보장을 해주는 방안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북한이 미국의 체제 안전 보장만으로도 만족한다면 그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국제적 보장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란 핵합의처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비핵화 합의가 이뤄진 이후 파기할 수 있다는 일부 우려를 반문한 발언으로 보인다.

최근 한반도 해빙기를 맞아 적극적으로 한반도 정세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러시아는 북한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이날 동방경제포럼에서 “우리는 북한에 전력을 공급하겠다”며 “우리는 일본, 북한, 남한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2000년대 초반부터 극동지역의 전력을 북한에 지원하는 계획을 추진해 왔지만 북한의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긴장이 고조되면서 무산된 바 있다.

북한의 전력 공급은 푸틴 대통령의 숙원 사업인 극동지역 개발과도 직결된다. 푸틴 대통령은 남북러 3자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포함한 인프라 구축 등 발전이 더딘 극동지역을 개발하려는 야심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북한의 낙후된 전력 시설 개선은 필수적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도 동방경제포럼에서 극동지역 개발을 수차례 강조했다. 북한의 전력 공급은 중국에 대한 북한의 의존도를 줄이면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푸틴 북한 집단안전보장#김정은 연내 방러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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