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옹호단체에 총격’ 美대선 이슈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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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낙태-총기규제 본격 논의를”… 공화당 주자들은 미묘한 입장차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미국 콜로라도 주 콜로라도스프링스의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 진료소에서 3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한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낙태 문제를 둘러싼 대선 후보들 간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57세 백인 남성이 이번 사건을 저지른 동기는 공식 발표되지 않고 있으나 이 진료소가 연방정부 지원을 받는 낙태 옹호단체인 점을 감안할 때 낙태 반대론자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낙태에 반대하며 가족계획연맹을 공격해온 공화당 대선주자들은 난감한 입장이다. 공화당 주자들은 이번 사건을 정신병자의 소행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낙태 이슈나 가족계획연맹과 연결 짓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공화당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지난달 29일 “이번 끔찍한 사건은 미치광이의 짓”이라며 “용의자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며 그가 왜 그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낙태 반대에 가장 크게 목청을 높여온 칼리 피오리나 후보는 한술 더 떠 “이번 사건을 낙태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연계하는 것은 전형적 좌파적 전술”이라고 역공을 폈다.

민주당 주자들은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모양새는 피하고 있지만 가족계획연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은연중에 이번 사건을 강경 보수진영의 낙태 반대 운동과 연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낙태#美대선#총기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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