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은 中 핵무기 견제… 美는 日 플루토늄 걱정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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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핵공방 점입가경
日, 核비보유 12개국 회의 열어 中겨냥 ‘핵증강 우려’ 선언채택
플루토늄 계속 추출-형평성 문제… 美, 1년전 日 핵재처리 우려 표명

일본이 12일 히로시마(廣島)에서 비핵보유국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중국의 핵전력 강화를 견제했다.

일본은 이날 호주 독일 네덜란드 폴란드 등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12개국의 외교장관이 참가한 핵 군축·비확산 이니셔티브(NPDI)회의를 열고 ‘히로시마 선언’을 채택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이 주도한 선언에는 ‘국제사회의 의도에 반하는 핵무기 증강을 깊이 우려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일본 언론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가운데 유일하게 핵전력 확대가 의심되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중국이 최근 잇달아 일본의 플루토늄 대량 보유 사실을 거론하며 일본의 핵무기 보유 잠재력을 국제사회에서 문제 삼은 데 대한 역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국은 지난해 4월 일본 아오모리(靑森) 현 롯카쇼무라(六ヶ所村)의 핵연료 재처리 시설 가동 계획에 대해 일본 측에 우려를 전달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일본은 미국의 우려에도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계속 추출하는 에너지 기본계획을 11일 각의(국무회의)에서 의결해 잠재적 핵보유국 지위를 고수했다.

일본의 롯카쇼무라 핵연료 재처리 시설이 완공되면 매년 사용 후 핵연료 800t을 재처리해 플루토늄 8t을 추출할 수 있다.

일본은 추출한 플루토늄을 우라늄과 섞어 혼합산화물 핵연료(MOX)로 만들어 고속증식로인 몬주에서 사용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몬주는 각종 사고로 정상 가동 시점을 알 수 없다. 임시방편으로 효율이 떨어지는 ‘플루서멀’ 방식으로 일반 원전에서 일부 소모하고 있으나 지속 가능한 발전 방식이 아니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이 일본의 재처리 공장 준공에 우려를 표명한 것은 한미원자력협정 협상과 이란 핵문제 등에 미칠 악영향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미국이 일본에는 재처리를 인정하면서 같은 동맹국인 한국은 왜 인정하지 않느냐는 한국 측을 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한국에 재처리를 인정하면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베트남 등도 연쇄적으로 같은 권리를 요구할 것이며 이란과 북한에 핵 포기 요구의 정당성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려 요인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일본#중국 핵무기#플루토늄#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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