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영유권 분쟁 쿠릴열도에 신형 레이더 설치…“미일 견제”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7일 10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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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러시아 극동 해역에 군함을 파견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하면서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다투는 쿠릴 4개 섬(북방영토)을 비롯한 일대에 레이더 기지를 새로 설치했다고 NHK가 7일 보도했다.

방송은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러시아가 역내를 군사적으로 중시하는 자세를 표시하고 미일을 견제할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어느 섬에 레이더를 배치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러시아군은 2016년 에토로후(擇捉)와 구나시리(國後)에 신형 지대함 미사일을 전개한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레이더로 다른 나라의 육해공 동향을 파악하는 능력이 대폭 증강할 것으로 정보 소식통은 관측했다.

극동에서는 미국 태평양함대가 지난 5일 러시아가 주권을 주장하는 해역에 이지스 미사일 구축함 맥켐벨을 보내 ‘항해의 작전’을 펼쳤다고 발표했다.

이후 바로 레이더 기지의 설치 사실이 드러난 것은 러시아가 미국과 일본에 대해 군사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지적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평화조약 체결 후 4개 섬 가운데 시코탄(色丹), 하보마이(齒舞)를 인도하기로 한 일소 공동선언을 토대로 협상을 가속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군비 확충에 힘을 기울이는 에토로후와 구나시리에 관해선 계속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앞서 10월 러시아군은 쿠릴 4개 섬 주변 해역에서 미사일 사격훈련에 들어가 일본 정부가 정식으로 항의했다.

일본은 당시 “북방영토에서 러시아군의 군비 강화로 이어지는 행위”라며 러시아 측에 항의를 전달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미사일 사격훈련이 북방영토에서 러시아군이 군비확충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이들 섬에 대한 일본의 입장과는 배치한다”고 비판했다.

러시아군이 근래 들어 쿠릴 4개 섬과 그 주변 수역에서 군사훈련을 연달아 전개하는 것은 일본이 북한과 중국은 물론 러시아에 도달 가능한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도입하고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는 등 군비 확대에 나서는 것을 제어하려는 속셈이 있다는 관측이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에 무조건 항복하자 옛 소련은 시코탄, 하보마이, 에토로후, 구나시리 등 4개 섬을 점령하고 자국 영토로 선언했다.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통해 일본은 미국 등 다른 연합국과 평화조약을 체결했지만 러시아와는 북방영토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여전히 평화조약을 맺지 못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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