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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러시아, 군사-경제대국 부활’ G3 꿈꾸는 푸틴의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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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러시아, 군사-경제대국 부활’ G3 꿈꾸는 푸틴의 야망

이진구 기자 입력 2018-09-08 03:00수정 2018-09-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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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다음주 군사훈련-동방경제포럼, 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4년 9월 보스토크 전략훈련에 참석해 해군을 사열하고 있다. 사진 출처 러시아 크렘린(대통령궁) 홈페이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제국의 부활을 꿈꾸나, 아니면 국제 질서를 주요 2개국(G2·미국과 중국)이 아니라 주요 3개국(G3·미국 러시아 중국)으로 재편하고자 하나. 푸틴 대통령이 이달 비슷한 시기에 갖는 대규모 군사훈련과 경제포럼을 보면 유럽에서 극동아시아로 이어지는 거대한 야망이 엿보인다.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미국 일본의 결속에 대응하려는 의지도 내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 러, 37년 만의 최대 군사훈련을 동방에서


러시아가 11∼15일 실시하는 ‘보스토크(동방)―2018’ 군사훈련은 1981년 ‘자파트(서방)―81’ 훈련 이후 37년 만의 최대 규모다. ‘보스토크―2018’은 우랄 산맥에서 태평양 해안에 이르는 방대한 지역에서 벌어진다. 러시아 전 병력의 3분의 1가량인 30만 명 이상이 동원되며 전투기 1000여 대, 북해함대와 태평양함대도 참여할 예정이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최근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항공모함과 3만6000대의 탱크와 장갑차 등 군사장비가 동시에 움직이는 것을 상상해보라”며 “가능한 한 전쟁에 가까운 조건 아래서 훈련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도 “우리에게 상당히 공격적이고 비우호적인 현재 국제 정세에서 우리의 군사적 능력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이번 훈련의 의미를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도 직접 훈련을 참관한다.

러시아 전체 군사 규모를 보면 이번 훈련이 얼마나 대규모인지 알 수 있다. 러시아 군사편제는 지상군, 해군, 공군, 전략미사일군, 우주군, 공수부대로 나뉘어 있다. 지상군은 36만여 명이며 전차 2만3000여 대, 장갑차 2만5000여 대, 포 3만여 문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14만여 명에 순양함 항공모함 잠수함 등 전투함 300척, 지원함 400여 척, 항공기 400여 대 등이다. 공군은 병력 16만여 명에 전투기 폭격기 등 3000여 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전략미사일군 8만여 명, 우주군 4만여 명, 공수부대 3만5000여 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중국과 몽골 군대도 참여한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달 “중국과 러시아 군대가 러시아 동시베리아 자바이칼 지역에서 연합 전투 훈련을 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관영 언론은 ‘전략적 군사 협력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참여하는 중국군은 병력 3200여 명과 전투기와 헬기 30여 대, 각종 장비 900여 대 등으로 알려졌다. 기동방어, 화력 타격, 역습 등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훈련은 지난해 동유럽과 인접한 러시아 서부 지역에서 한 ‘자파트―2017’보다 더 큰 규모로 알려졌다. 서방 국가의 침략을 상정한 이 훈련은 지난해 9월 14∼20일 서부 러시아, 벨라루스, 발트해 등에서 열렸다. 러시아 국방부는 1만2700여 명의 병력이 참가했다고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에스토니아 국경에서 실시된 훈련에만 1만2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등 훨씬 많은 인원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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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측이 참가 병력 수를 축소 발표한 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 간의 협약에 따라 1만3000명 이상 병력이 동원되는 군사훈련에는 상대방의 감시와 참가 병사들에 대한 대화를 허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이 훈련 기간 동안 북부 플레세츠크 기지에서 1만2000km 떨어진 극동 캄차카반도를 향해 신형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24 야르스’도 발사 시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나토는 이 훈련을 러시아가 전군을 동원해 기습적으로 서유럽을 침공하는 전면전의 축소판으로 판단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보스토크―2018’ 훈련에서도 중-러가 핵공격 모의연습을 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 유럽에서 극동에 이르는 경제대국의 꿈 담은 동방경제포럼

‘보스토크―2018’이 군사대국 러시아를 지향하는 것이라면 11∼13일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열리는 제4회 동방경제포럼(EEF)은 유럽에서 아시아까지 영향력을 과시하는 경제대국 러시아를 지향한다.

2015년 9월부터 러시아 정부 주관으로 매년 열리고 있는 EEF는 극동러시아 지역 개발을 위한 투자 유치 및 주변국과의 경제 협력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다. 러시아가 연방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포럼은 3개인데 그중 하나가 EEF다. 푸틴 대통령이 2015년부터 역점을 두고 있는 신동방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이 포럼을 창설했다.

1회 포럼에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극동 최대 도시 블라디보스토크(인구 60만 명)를 홍콩(인구 700만 명)과 같은 자유항으로 개방하겠다고 선언했다. 러시아가 이 포럼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러시아 극동과 아시아태평양의 경제 통합을 위해서다. 푸틴 대통령은 이런 청사진을 1회 포럼 개막연설에서 밝혔다. 러시아 근대화를 이끈 표트르 대제가 서쪽 끝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건설하고 키웠다면 푸틴은 극동인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점으로 아시아와 태평양으로 나아가겠다는 구상이다.

EEF는 북한 핵개발 ‘암초’를 만나 동북아 정세가 복잡 미묘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포럼이 끼치는 영향력도 경제에 국한하지 않고 외교·안보 분야까지 넓어지고 있다. 북한 핵개발 대응을 위한 6자회담이 2008년 12월 이후 10년간 중단된 상황에서 EEF는 사실상 동북아의 유일한 다자협의체로 존재감이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6년 열린 제2회 포럼은 북한의 잇단 도발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쿠릴 4개 섬 영유권 분쟁 등으로 러시아, 중국, 일본, 남북한 간 긴장이 고조되던 시점에 열렸다. 당시 푸틴 대통령 초청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 동북아 정상들이 참석했다. 지난해 제3회 포럼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신북방정책’을 제안하며 남-북-러 경제협력을 주창했다.

올해 제4회 포럼도 푸틴 대통령이 남북한 정상에게 동시에 초청장을 보내 경제보다 외교·안보 쪽의 초대형 이벤트가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불참하고 우리나라는 문 대통령 대신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한다.

중국은 ‘보스토크―2018’ 훈련이 진행되는 시기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참석해 푸틴 대통령과 우의와 협력을 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북방 4개 열도 및 극동에서의 경제 협력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석환 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러시아학)는 “푸틴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EEF는 경제나 인구 면에서 낙후된 극동지역을 방치할 경우 장기적으로 경제가 중국에 종속되고 이는 결국 안보 문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중국이 참여하는 보스토크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미국의 동북아시아 영향력에 대해 양국이 손을 잡고 대응하려는 의도가 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미 오래전부터 미-중-러는 때로는 안보 차원에서, 때로는 경제 차원에서 상황에 맞게 파트너를 바꿔가며 2인 3각 경주를 해오고 있다”며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를 단편적인 현상에 매몰되지 말고 미-중-러가 그리는 큰 그림을 잘 파악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러시아#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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