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중 정상회담’…두 정상 시진핑-푸틴의 천문학적 거래 합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8일 23시 14분


코멘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8일 정상회담을 갖고 러시아 서부 시베리아 천연가스 3000억 달러(327조원)어치를 중국에 수출하겠다는 데 합의했다. 푸틴 대통령이 중국에 서 시베리아에 가스를 대량으로 공급하겠다고 대외적으로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5월 동부 시베리아 천연가스를 연간 380억 ㎦씩 30년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서부 시베리아 가스 공급에 관한 기본 조건을 합의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앞으로 가스 공급량을 동 시베리아의 3배가량으로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러시아언론이 보도했다. 이럴 경우 서 시베리아 가스관으로 중국으로 수출되는 러시아 천연가스는 1조 달러(1090조 원)에 달하며, 동 시베리아 가스까지 합하면 1조2000억 달러에 이르게 된다. 러시아는 중국 기업에게 사할린 유전 탐사도 허용했다.

시 주석은 이날 정상회담을 마치고 “양국이 두 나라 관계를 대외정책에서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중대한 국가안보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모스크바와 중부 도시 카잔을 잇는 고속철도 프로젝트에 1조 루블(약 21조 4670억 달러)을 투자한다는 내용에도 합의했다. 양국은 또 실크로드와 중앙아시아 유럽을 잇는 교통 통상 통로를 건설하기로 했다. 중국은 이 통로 건설에 40억 달러(4조36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은 2013년 국가주석 취임 후 11번째이며 러시아 방문은 이번이 4번째다. 양국 정상은 올 7월 상하이협력기구와 브릭스(BRICS) 정상회담, 9월 중국에서 열릴 ‘항일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식’, 11월에는 터키와 필리핀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 및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다시 만난다.

시 주석은 9일에는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 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

앞서 시 주석은 7일 러시아 관영 로시아스카야가제타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의 항일 전쟁은 가장 오래 끌고 상황이 열악했다. 중국 군과 민간이 불굴의 투쟁으로 일본 침략자들을 막아냈다”고 지적했다. 이는 아베 신조(安倍 晋三) 총리가 최근 미국 방문에서 과거사에 대해 사죄하지 않은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8일 사설에서 “서방 국가들이 모스크바 전승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고 러시아를 억제하려 한다”며 “반파시스트 승리 기념식을 지역 정치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