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北채무 11조원중 90% 탕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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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도 재투자… 한-러 가스관 연결 탄력 기대

옛 소련 시절 북한이 러시아에 진 채무 109억6000만 달러(약 11조3797억 원) 중 90%를 탕감하는 협정을 러시아 하원이 비준했다고 19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협정은 북한과 러시아가 2012년 9월 17일 맺은 것으로 북한이 옛 소련 때 졌던 채무 중 90%를 탕감하고 나머지 10%인 10억9000만 달러는 20년 동안 6개월마다 분할 상환하는 내용이다.

러시아 측은 이 협정의 비준으로 북한을 통과해 남한으로 연결되는 가스관 건설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협정에는 북한의 채무 상환금 1조1379억 원을 러시아와 북한 영토 안의 에너지 프로젝트에 재투자하는 내용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스토르차크 재무차관은 “이 상환금을 한국까지 닿는 가스관이나 철도 건설을 위한 북한 내 토지를 확보하는 데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은 1990년대 중반부터 한국에 연간 100억 m³의 가스를 전달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 건설계획을 한국 정부와 논의해 왔다. 2008년 한러 정상회담 당시 북한을 통과하는 천연가스관 노선의 건설경비는 약 30억 달러로, 북한이 받을 수 있는 통관수수료는 연간 1억∼1억5000만 달러로 추산됐다.

러시아는 중국과도 매년 680억 m³의 시베리아산 천연가스를 30년간 공급하는 계약 협상이 다음 달에 타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동북아 3국은 2012년 액화천연가스(LNG) 1887억 m³를 수입해 전 세계 수입량의 56.5%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석유와 가스 의존도를 낮추려 함에 따라 러시아가 에너지 판매를 아시아로 돌리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러시아#북한 채무#한러 가스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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