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시신이라도 돌려달라”…카슈끄지 아들들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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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5일 13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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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조국 사랑한 인물…반체제 인사 아냐”
“살만 국왕 신뢰…아버지 죽음 정치적으로 이용”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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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터키에서 피살된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아들 2명이 “아버지는 반체제 인사가 아니다”라며 “시신만이라도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또 그들은 피살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사우디 왕실을 신뢰한다고 밝혔다.

카슈끄지의 아들인 살라 카슈끄지(35)와 압둘라(33)는 4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실종과 죽음 이후 수 주 동안 고통과 불확실성을 견뎌왔다”고 말했다.

압둘라는 “무슨 일이 있었던지 간에 아버지의 최후가 고통스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니면 최소한 빨리 숨이 끊어져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했었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밝혔다.

특히 살라는 카슈끄지가 반체제 인사가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아버지는 조국의 잠재적인 가능성을 믿고 조국을 사랑한 사람이었다”며 “군주제가 나라를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한다며 군주제를 믿었다. 왕실이 겪고 있는 변화를 믿었을 뿐 반체제 인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아버지의 죽음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압둘라와 살라는 “아버지는 온건한 사람이었고 모두에게 사랑받았다”면서 “우리(유가족)가 전혀 동의하지 않는 정치적 방법으로 아버지의 죽음이 이용당하고 있다. 물론 여론도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이슈화되면서 진실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카슈끄지가 지난 2일 터키 이스탄불 소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피살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유해는 발견되지 않았다.

터키 수사 당국은 카슈끄지가 사우디 왕실이 파견한 암살단에 의해 목 졸려 살해됐으며, 시신은 염산으로 녹인 후 산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터키 검찰청은 카슈끄지의 유해를 찾고 있으나 사우디 정부는 시신의 행방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카슈끄지의 두 아들은 “아버지의 시신이 없으면 가족들이 슬퍼하거나 죽음을 받아들일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들은 “우리가 원하는 건 아버지의 시신을 다른 가족들과 함께 메디나의 바키(이슬람의 유명인사·영웅이 묻혀있는 묘지)에 매장하는 것 뿐”이라며 “사우디 당국과 이 문제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고 곧 아버지 유해를 찾아 해결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살라와 압둘라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적극적으로 살해 단서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들은 “힘들고 쉽지 않다. 우리가 슬퍼하는 방식조차 혼란스럽다”면서도 “전체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단서를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상황도 정상적인 죽음도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살라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을 신뢰하냐는 CNN의 질문에 “국왕은 관련 용의자를 모두 정의로 다스릴 것이라 강조했고 나는 왕실을 믿는다. 그렇지 않았다면 사우디는 내부 조사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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