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지도자 만수르, 美 드론 폭격으로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AP, 탈레반 고위 사령관 인용 보도… 아프간 대통령도 트위터에 글 올려
작년에도 사망설… 美선 확인 유보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는 무장단체 탈레반의 최고지도자인 아흐타르 만수르(48·사진)가 미군 드론의 폭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탈레반 고위 사령관인 압둘 라우프는 22일 AP와의 인터뷰에서 “만수르가 20일 밤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접경 지역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도 트위터에 “(만수르는) 평화회담을 하자는 우리 요구를 거절해왔다”며 만수르의 사망 사실을 알리는 글을 올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앞서 CNN은 21일 미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만수르가 대원 1명과 함께 아프간 접경 지역인 파키스탄의 아마드 왈에서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중 미군 드론의 공격을 받아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습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이뤄졌으며, 드론 여러 대가 작전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피터 쿡 대변인은 21일 사망 여부에 대한 확인을 유보한 채 “만수르는 평화 협상과 관계 회복의 장애물이었다. 그는 탈레반 지도자들이 아프간 정부와 평화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다”고만 밝혔다.

만수르는 1968년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주에서 태어나 10대 때 이슬람 저항 운동에 투신해 당시 아프간을 점령한 소련을 상대로 게릴라 활동을 벌였다. 1987년에는 교전 중 몸 13군데에 부상을 입었다. 1994년 출범한 탈레반의 창립 멤버였고 미국 뉴욕 9·11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과도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수르는 1996년 탈레반 집권 후에는 항공부 장관을 지냈다. 2001년 탈레반 정권이 미군에 축출된 이후에는 주로 칸다하르 주에서 테러 활동을 지휘했고, 2010년 탈레반의 2인자가 됐다. 만수르는 지난해 6월 전임자인 무하마드 오마르(2013년 사망)에 이어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만수르는 지도자가 된 후 8월 알자지라가 공개한 첫 연설에서 “우리의 목표는 이슬람법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지하드(성전·聖戰)를 계속해야 한다”며 단합을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아프간 정부는 만수르가 탈레반 지도부 회의 중 충격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탈레반이 나흘 뒤 그의 육성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16분짜리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번에 만수르의 사망이 사실상 공식 확인되면서 벌써부터 아프간엔 혼란이 일고 있다. 21일 아프간 중부의 우루즈간에서 한 경찰관이 동료 경찰관 6명을 총으로 쏴 죽이는 등 탈레반의 소행으로 보이는 테러가 발생했다.

오마르 사마드 전 프랑스 주재 아프간 대사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탈레반 내 권력지형도뿐만 아니라 그들이 저지르는 테러 형태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탈레반#만수르#미국#드론폭격#사망#ap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