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의 우방 이란도 정상회담에서 북핵 반대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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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어제 박근혜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어떤 핵개발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한반도와 중동에서 위험한 무기, 핵무기가 없어지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북핵 불용에 관해 설명하고 이란의 협조를 요청했다. 핵 개발을 포기하고 올 1월 서방 제재에서 벗어난 이란이 우방인 북한의 핵개발에 반대한다는 뜻을 표명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란은 지난해 7월 핵 협상 타결 후 이행조건을 모두 충족시켜 서방의 제재에서 풀려났다. 이란이 무기용으로 사용 가능한 농축 우라늄의 약 98%를 제거하고, 플루토늄 생산이 가능한 중수로에 시멘트를 부어 불능화 작업도 완료한 것은 결국 핵으로는 민생을 살릴 수 없다는 절박한 현실 인식 때문이다. 제재가 풀리면서 이란은 국제시장에 다시 원유를 내다 팔 수 있게 됐고 경제 개발 계획을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은 371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에 대한 양해각서(MOU)와 가계약을 체결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한국이 유엔의 대(對)이란 제재에 동참하면서 2011년 174억 달러에서 지난해 61억 달러로 축소된 양국 교역도 3배로 늘리기로 했다. 이란의 경제 특수를 한국 기업들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차제에 이란이 북과의 핵·미사일 협력 의혹을 말끔히 해소한다면 외교 안보 분야의 협력도 크게 진척될 것이다. 북이 2월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과 3월 공개한 추진체는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흡사해 기술 협력 의혹이 짙다.

북은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압박효과를 거두어 보자는 것”이라고 비난하며 “우리는 이란과 다르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북이 5차 핵실험을 끝내 감행하면 김정은을 비롯한 북 지도부는 결국엔 비참한 말로를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6일 36년 만의 당 대회에서 핵을 포기하고 민생경제를 선택한 이란의 길을 북이 따르길 거듭 촉구한다.
#하산 로하니#박근혜#정상회담#북핵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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