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왕, 美에 불만? 걸프협력회의 갑작스런 불참 통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1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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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동의 전통적인 우방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가 심상찮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이 13,14일 미국 백악관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중동 정상들과의 회담인 걸프협력회의(GCC)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11일 AP통신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살만 국왕이 GCC에 불참하는 대신 모하마드 빈나예프 사우디 왕세자 겸 내무장관이 모하마드 빈살만 부왕세자 겸 국방장관 등 대표단과 함께 참석한다고 밝혔다. 아델 알주베이르 사우디 외교장관은 “다른 일정과 겹쳐서 정상회담에 참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사우디를 비롯해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6개국 정상이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이란 핵협상, 예멘 사태, 시리아 내전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살만 국왕은 오바마 대통령을 단독으로 만나는 일정까지 잡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불참을 통보하는 것은 외교적 관례로 볼 때 미국에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우디 정부는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8일 프랑스 파리에서 GCC와 관련해서 해당국 외교장관들과 의제를 조율할 때도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정상회담 불참이 최근 부쩍 가까워진 이란과 미국의 관계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고 전했다. 사우디 등 중동 국가들이 이란을 견제할 때 미국이 사우디 동맹국들을 지원한다는 확신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사우디 동맹국들은 외부 세력이 공격했을 때 미국이 도와주는 내용의 방위조약을 맺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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