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족, 파리서 무장강도에 현금 3억원-외교문서 빼앗겨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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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차량 막고 총기로 위협
수사당국 “조직화된 강도 소행”… 사우디선 “사실 아니다” 부인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사우디아라비아 왕족이 무장한 강도에게 3억 원이 넘는 현금과 민감한 외교문서를 강탈당하는 할리우드 영화 같은 사건이 벌어졌다.

18일 AFP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왕족 일행은 전날 오후 5∼8시경 파리 최고급 호텔인 포시즌스 호텔을 출발해 전용기가 있는 부르제 공항으로 가는 길에 파리 북부 포르트드라샤펠 인근에서 무장 강도의 습격을 받았다. 이 지역은 이민자와 노동자가 많이 사는 곳이다.

벤츠 미니밴이 이끄는 10여 대의 경호 차량에 둘러싸여 공항으로 이동하던 왕족 일행을 두 대의 BMW 차량이 막아섰다. BMW 차량에는 복면을 쓰고 총을 든 8명의 강도가 타고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미니밴을 빼앗아 타고 사라졌고 나머지는 왕족이 갖고 있던 약 25만 유로(약 3억4000만 원)의 현금과 민감한 외교문서들을 털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약탈에 걸린 시간은 몇 초에 불과했다. 강도들은 총으로 왕족 일행을 위협했지만 쏘지는 않았다. 벤츠와 BMW 차량은 사건 현장에서 40km 떨어진 마을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됐지만 강도들의 행방은 찾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수사당국은 조직화된 무장 강도의 소행으로 보고 이들이 경호팀과 내통했을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프랑스 현지 언론은 이번 강도 사건의 목적이 돈인지, 외교문서인지를 놓고 추측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 외교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돈이나 외교문서를 강탈당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사우디 왕족 강도사건#파리 무장강도#사우디아라비아 왕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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