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물고 물린 ‘쩐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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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8일 10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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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중 “1000억달러 채권 상환 어쩌나”…美는 경제제재 면제로 군부 회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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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가 극심한 정치불안과 경제 파탄을 겪고 있는 가운데 ‘돈 문제’가 갈등을 둘러싼 핵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CNBC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의 주요 채권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돈을 매개로 얽힌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베네수엘라 군부를 상대로 야권에 합류할 경우 제재를 면제해주겠다며 당근을 내놓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국은 지난 10년간 베네수엘라에 경제 원조를 해온 주 채권국이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해외 채권은 1000억달러(약 112조5000억원) 규모로, 이 중 대부분은 두 국가 몫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마두로 정권이 디폴트(국가부도) 위기에 직면했을 때 베네수엘라의 빚을 대신 상환해 준 국가도 러시아였다.

그동안 마두로 정권은 러시아와 중국에 석유 수출대금 중 일부를 감면해주는 방식으로 빚을 상환해왔다. 최근 원유 가격이 폭락해 이마저도 어려워지자 마두로 대통령은 석유와 금광 등 자원개발 사업권을 러시아에 매각하기도 했다.

문제는 마두로 정권이 몰락할 경우 러시아와 중국이 채권을 보전할 가능성이 불투명해진다는 점이다.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이끄는 야권이 정부를 장악할 경우 전인 정권의 채권 계약을 무효화할 수 있다. CNBC에 따르면 중국에 상환해야 할 채권은 200억달러, 러시아 국영정유사 로스네프트의 채권은 23억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돈으로 얽힌 러시아와 마두로 대통령 사이 ‘끈끈한 관계’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CNBC는 바라봤다. 이를 의식한 과이도 의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중국에 가장 좋은 것은 베네수엘라의 안정성과 정권 교체”라며 회유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로 들어가는 ‘돈줄’을 죄고 있는 미국은 경제제재 카드로 마두로 정권과 군부를 꾸준히 압박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국영석유기업 PDVSA의 자산 동결과 계좌인출 제한 등 제재 조치를 내놨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베네수엘라 군부를 향해 과이도 의장을 지지할 경우 미국의 경제 제재를 면제하는 방안을 시사하기도 했다.

볼턴 보좌관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과이도 임시 정부를 인정하고 민주주의 쪽에 서는 베네수엘라 고위 군 관리에게 제재 면제 조치를 고려하겠다”며 “만약 군부가 지지하지 않는다면 (베네수엘라) 국제 금융계는 완전히 폐쇄될 것이다. 마두로 대신 과이도와 손잡고 올바른 선택을 하라”고 촉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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