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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최대 브라질 국립박물관 화재…소장품 2000만 점 잿더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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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최대 브라질 국립박물관 화재…소장품 2000만 점 잿더미로

손택균기자 입력 2018-09-03 16:51수정 2018-09-0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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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200년 맞은 남미 최대의 과학, 역사, 문화 박물관 사라져
1만 년 전 인류 유골 등 소장품 소실…“피해 규모 돈으로 환산 불가”
소화전에 물 없어 조기진화 실패 “관리예산 끊은 정부 책임” 비난 봇물
2일 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1만2000년 전 고대인류 유골 등 소장품 2000만 점이 소실됐다. TV골로 등 현지 언론은 “소방관들이 출동했지만 소화전 물탱크가 비어 있어 초기 진화가 불가능했다. 긴축정책을 핑계로 설비보수 예산을 끊은 정부가 이번 비극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리우데자네이루=AP 뉴시스

올해 건립 200년을 맞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에서 2일 밤 대형 화재가 발생해 2000만 점이 넘는 과학, 역사, 문화 관련 유산이 소실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일 “하룻밤 새 잿더미로 사라진 이 박물관의 소장품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박물관 관계자에 따르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발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브라질을 식민지로 지배했던 포르투갈의 왕 돔 조아오 6세가 건립한 이 박물관은 남미 최대의 자연사박물관. 그의 아들 돔 페드로 1세가 브라질의 첫 왕으로 즉위해 독립을 선언하며 이 박물관에 높은 가치의 소장품을 수집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그리스 로마의 조형물, ‘루치아’로 불렸던 1만2000년 전의 아메리카인 여성 해골, 공룡 화석, 1784년에 발견된 우주 운석 등이 이번 화재로 모두 사라졌다.

미첼 테머 브라질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오늘은 우리나라 박물관학에 있어 매우 슬픈 날이다. 200년에 걸친 연구와 지식의 유산을 잃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긴축정책 일환으로 과학과 교육 관련 예산을 감축한 정부가 이번 화재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현지 방송사인 TV골로 보도에 따르면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이 불 끌 물을 얻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넬 로베르토 로바데이 리우데자네이루 소방서장은 “건물 소화전 2기의 물탱크가 모두 비어 있어 사용이 불가능했다. 근처 호수에서 물탱크차로 물을 길어 와야 했다”고 말했다.

루이즈 두란테 박물관 부관장은 “목재와 지류(紙類)로 가득해 화재 발생 위험이 상존하는 건물이었는데도 정부는 시급한 보수에 대한 예산 지원조차 끊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6월 개관 200년 행사에 참석한 정부 관료는 한 명도 없었다. 소장품 보호 예산을 얻기 위해 정부와 오랜 세월 투쟁해 왔지만, 그렇게 애써 지켰던 모든 유산이 사라졌다”며 분노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시 당국이 국립박물관 설비 보수를 도외시한 채 최근 새 미술관 개관을 위한 예산 책정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정신 나간 행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브라질의 유명 칼럼니스트 베르나르 멜로 프랑코 씨는 현지 일간지 칼럼에서 “지난 일요일의 비극은 브라질의 국가적 자살이었으며, 과거와 미래 세대에 대해 저지른 심각한 범죄 행위였다”고 밝혔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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