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지데몬 前수반 반란죄로 獨서 체포, 카탈루냐 대규모 시위… 독립운동 다시 불붙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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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5000여명 고속도로 점거… 진압 경찰과 충돌 89명 부상


지난해 10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선포했던 카탈루냐 사태가 다시 불붙고 있다. 해외에 도피해 있던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사진)이 25일 독일에서 체포된 것이 도화선이 됐다.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카탈루냐 지역 3개 도시에서 25일 푸지데몬의 체포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고,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최소한 89명이 다쳤고 4명이 체포됐다. 바르셀로나에 모인 약 5만5000명의 시위대는 “정치범에게 자유를” “유럽은 부끄러운 줄 알라” 등의 노래를 부르며 유럽연합(EU) 집행위 사무실과 독일 영사관으로 행진했다. 푸지데몬이 한때 시장으로 있었던 헤로나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스페인 북부 고속도로 4개 지점을 점령했다.

지난해 10월 카탈루냐주의 독립을 선언했다가 스페인 정부의 체포를 피해 벨기에로 도피했던 푸지데몬은 25일 독일 고속도로에서 체포됐다. 핀란드를 방문해 의원들과 콘퍼런스에 참여했던 그는 핀란드 당국이 체포 움직임을 보이자 서둘러 벨기에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2004년 도입된 ‘유럽 체포영장’에 따라 EU 회원국들은 간단한 절차를 통해 다른 회원국에 범죄인 신병 인도를 요청할 수 있으며 23일 영장이 재발급됐다. 독일 북부 도시 노이뮌스터 교도소에 수감된 푸지데몬은 스페인으로 추방돼 반역과 선동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을 경우 최대 3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푸지데몬의 변호사는 벨기에로 돌아가 스스로 자수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자치 의회 선거에서 분리주의자들에게 근소한 차로 승리를 내 준 스페인 정부는 최근 사법적으로 그들을 압박하고 있다. 23일 스페인 대법원은 푸지데몬과 카탈루냐의 새로운 자치정부 수반 후보인 조르디 투룰 등 13명을 반란죄로 기소했다. 푸지데몬의 체포에도 스페인 경찰의 물밑 협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카탈루냐 의회의 친(親)독립 대변인 로헤르 토렌트는 25일 “카탈루냐의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 공동 전선을 형성하자”고 시위를 촉구하는 등 반발 수위 역시 높아지고 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카탈루냐#시위#푸지데몬#독립운동#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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