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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전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 내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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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전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 내일 결정된다

뉴스1입력 2018-01-23 15:43수정 2018-01-2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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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대선 앞두고 현재 후보 지지율 1위
항소심에서 유죄확정시 피선거권 박탈 가능성↑
중남미 ‘좌파의 대부’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2) 전 브라질 대통령의 부패 혐의에 대한 항소심 판결이 24일(현지시간) 나온다. 이번 판결은 룰라 전 대통령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사실상 결정하기 때문에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2003~2010년 국정을 이끌면서 높은 인기를 누렸던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뇌물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징역 9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포르투 알레그레 법원의 판결은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룰라 전 대통령이 오는 10월 대선에 참여할 수 있는지 여부에 절대적 영향을 끼친다.

AFP통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이 창당한 좌파 노동자당(PT)은 수백 대의 버스를 동원해 포르투 알레그레에 수많은 지지자들을 집결시켰다. 또 룰라 전 대통령이 판결을 기다리는 상파울루에서도 정치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에 맞서 우파 진영에서도 반(反)룰라 행사를 연다.

재판을 둘러싼 긴장 고조로 양측의 충돌이 우려돼 포르투 알레그레의 시장은 군에 치안 활동 지원을 요청했다. 또 법원은 이번 판결을 맡은 제4연방지방법원 연방판사 3인을 대상으로 소셜미디어 상에서 만연해 있는 위협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금속노조 위원장 출신인 룰라 전 대통령은 브라질에서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의 대변자로서 명성을 얻었다. 그는 집권 기간 동안 세계적 호황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덕분에 안정적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었다. 또 3600만 국민들이 빈곤에서 탈출하게 했던 복지 정책을 도입했다.

하지만 상품가격이 급락하면서 경제는 최악의 불황으로 빠져들었고 노동자당도 지지를 잃었다. 아울러 룰라 전 대통령이 직접 뽑았던 후계자 지우마 호셰프 전 대통령은 연방회계법 위반 혐의로 2016년 대통령직에서 탄핵됐다.

룰라 전 대통령의 부패 혐의는 지난 수년간 브라질 정계를 뒤흔들고 있는 ‘세차 작전’(Lava-Jato)이라고 불리는 국영석유 기업 페트로브라스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룰라 전 대통령은 페트로브라스의 계약 체결을 도와주는 대가로 건설사 OAS로부터 370만헤알(약 13억원)과 호화 아파트를 제공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세차 작전’을 이끌고 있는 연방 판사 세르지우 모루는 지난해 7월 판결을 내리면서 “당신의 영향력이 어떻든 간에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룰라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박해의 희생양이라고 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지지자들에게 “쿠데타의 개념이 보다 정교해졌다. 탱크와 군인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매체들이 진실이라고 재생산하는 거짓말, 유권자들을 마비시키는 거짓말만 하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룰라 전 대통령이 혐의를 벗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의 애널리스트 실비오 카스치오네는 법원은 “유죄를 확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판사 3명이 만장일치로 판결을 내려도 “새로운 항소의 문을 닫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향후 수개월 동안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다. 아마도, 오는 8월 유세 초반까지는 그럴 것이다. 판사 3명이 모두 유죄판결을 내려도, 룰라 전 대통령은 대통령 꿈이 살아있도록 하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룰라 전 대통령이 대선에 나오지 못한다면, 올해 대선은 한치 앞도 예상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마루시우 산토루 리우데자네이루대학의 정치학 교수는 “룰라 전 대통령이 나오지 못하면 선거는는 무척 불확실해진다. (1985년) 민주화 이후 가장 예측이 힘든 선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에 나온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의 조사 결과를 보면 룰라 전 대통령이 34%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고, 우파인 사회기독당 자이르 볼소나루가 17%로 2위를 차지했다.

◇룰라 출마에 관한 복잡한 셈법

포르투 알레그레 항소법원이 하급심 판결을 뒤집으면 피선거권에 대한 제한은 없어진다. 즉, 후보 등록 시한인 오는 8월 15일까지 후보로 등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룰라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다른 혐의들은 그의 피선거권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항소법원 판결에 불복해 검찰은 대법원으로 재판을 끌고 갈 수 있다. 대법원 상고 법원은 10월 이후에 열릴 가능성이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의 재판 절차가 완료되기 전에 그가 당선된다면 대통령 취임 이후에 당선이 취소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항소법원은 하급심 판결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으며, 이번에도 이 같은 판결이 나온다면,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는 막힐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만장일치가 아니라면 동일한 법원의 6인 재판부에 또다시 항소할 수 있다. 이 절차는 최대 7개월이 소요된다. 이 경우에 룰라 전 대통령의 후보 등록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게 된다.

룰라 전 대통령이 항소법원에서 패소한다면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피선거권 박탈이 자동으로 유예되지 않는다. 유예받기 위해선 법원으로부터 추가적으로 예비적 금지 명령 (preliminary injunction)을 받아야 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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